후덥지근한 여름에는 가만히 있어도 심신이 처지기 쉬운데 평소 음주를 하며 우울함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해왔다면 자연스레 시원한 술 한 잔을 떠올리게 된다. 불쾌지수가 올라가거나 갈증을 느낄 때마다 술을 찾게 되면 습관화돼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술을 마시면 도파민과 엔도르핀 등 쾌락호르몬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지지만, 일시적인 것으로 알코올 효과가 사라지면 다시 기분이 가라앉게 된다. 이때 알코올이 공급되지 않으면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늘어나 더 우울해질 수 있다.
특히 음주는 여름철 숙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더위를 잊고 잠에 들려고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알코올의 수면 유도 효과는 잠깐일 뿐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음주 후 알코올이 수면과 관련된 대뇌 신경전달물질 체계에 영향을 미쳐 깊은 잠을 방해한다.
또한 더운 날씨에는 취기가 빨리 오른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한데다 체온조절을 위해 이미 확장된 혈관을 술이 더 확장시켜 알코올 흡수가 빨라져 음주 후 혈중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차가운 술을 마시면 시원한 느낌에 더위가 사라진 것 같지만 취기가 오르면 알코올 열량에 의해 열이 발생해 체온이 올라간다. 뿐만 아니라 알코올이 이뇨작용을 활성화시켜 체내 수분 배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갈증이 심화해 과음을 유발할 수 있다.
여름은 무더운 날씨와 휴가철 분위기에 음주가 늘어나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계절인 만큼 부디 경각심을 갖고 건강관리에 유의하길 바란다.
허성태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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