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패럴림픽! 그 기적 속으로

“비장애인 올림픽 중계방송을 마칩니다”. KBS 이재후 아나운서의 마무리 멘트는 2020 도쿄올림픽 폐막 후 국민들에게 도쿄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패럴림픽 대회는 올림픽의 참된 정신은 승부가 아니라 도전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다르면서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패럴림픽이야말로 진정한 올림픽이다. 오는 24일부터 9월5일까지 22개 종목, 539개 경기로 진행되며 우리나라에서는 14개 종목 86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도쿄 패럴림픽 개최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살펴보자.

첫째, ‘장애 때문에’가 아니라 ‘장애에도 불구하고’이다. 선수들의 모습에서 신체적 불편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오직 극복을 위한 노력만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양팔 없는 선수가 벌이는 수영, 두 발 대신 의족을 차고 달리는 육상, 휠체어에 앉아 발로 서브를 넣는 테니스, 다소 불편한 육체적 조건이지만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 느껴질 것이다.

둘째, 세상에서 가장 장엄한 광경은 불리한 역경과 맞서 싸우는 인간의 모습이다. 장애를 극복하고 스스로의 역경과 맞서 싸우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올림피언이다. 국적, 인종, 종교, 언어는 달라도 ‘장애’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주변의 차가운 편견과 차별을 넘어선 그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감동 그 자체다.

셋째,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라는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이들이 위대한 것은 비장애인들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견디고 이겨낸 강한 의지와 노력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넷째, 패럴림픽에서 경쟁자는 큰 의미가 없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을 뿐이다. 상대방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지만 같이 경쟁하는 선수가 경쟁자가 아니다.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상대 선수가 필요할 뿐 경쟁자는 적이 아니라 동료이자 조력자인 것이다.

다섯째, 패배의 슬픔은 없고 오직 감사함만이 있다. 남을 이겨서 기쁜 것이 아니라 출전에 대한 기쁨, 자신의 신체장애와 싸움에서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는 행복감 때문이다. 모두가 행복한 이유는 각고의 인내와 피나는 노력으로 경기를 했다는 존경심이 이심전심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패럴림픽을 보면 모든 것이 기적이다. 경기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이다.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은 사람의 것인 것처럼 삶이라는 기적을 결코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이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패럴림픽을 통해 다시 한 번 올림픽의 감동을 느껴 보기를 바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세상, 장애가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의 말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해 하나로 어우러지기를 바란다.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 힘찬 박수와 응원을 보내며 그들이 만들 감동과 환호성이 무척 궁금해진다.

김도균 한국체육학회장ㆍ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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