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2020 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우리 선수단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보다 많은 메달을 얻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모습은 지구촌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독도 문제 등 한국 때리기에만 열중했던 일본은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올림픽 개최가 1년이나 늦춰지는 우여곡절을 겪었음에도 대회 준비가 너무 부족했고, 자국의 이익만을 위한 올림픽으로 전략화하면서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개막식에 참석한 해외 국가 정상은 2024년 파리올림픽의 개최국인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만이 유일했고, 지난 올림픽 폐막식에서 슈퍼마리오 복장을 하고 등장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는 개막식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각종 논란에 휩싸인 선수촌의 실태와 차별적인 손님맞이 모습, 그리고 8월6일 ‘히로시마 원폭의 날’에 세계 각국의 선수들에게 묵념의 시간을 가질 것을 국제올림픽위원회에 요청한 비양심적인 일본의 모습은 ‘감동으로 하나가 된다’는 이번 올림픽의 슬로건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을 ‘부흥올림픽’이라 외쳤다. 하지만 일본의 의도와는 다르게 대회 이슈보다는 ‘골판지 침대’와 ‘후쿠시마 식자재’, ‘일본의 코로나 확산’ 등이 더 뜨거운 감자가 됐다. 골판지 침대는 세계 각국 선수들의 SNS 단골 메뉴가 됐고, 이를 각국의 주요 언론이 다루면서 부흥올림픽은 간데없고 ‘골판지 침대 올림픽’이란 멍에만 남게 됐다. 특히, 일본의 아날로그 방역시스템은 선수들을 더 불안에 떨게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철인 3종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열리는 도쿄 야외수영장은 악취가 진동하는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했음에도 대책 마련이 부족했고, 뜨거운 도쿄의 날씨는 더 큰 문제가 됐다. 이번 올림픽에 참여한 선수들은 30도가 넘는 무더위와 싸워야 했고, 테니스선수들은 경기 시간 변경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 대회 장소와 시간을 변경해 진행한 ‘경보’ 경기에서는 기권하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미국의 폭스스포츠는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 날씨가 좋다는 거짓말을 했다며 사과해야 한다”고 보도했고, 일본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은 “도쿄올림픽 개최는 자살 임무라며 중단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림픽은 지구촌에서 가장 큰 축제인 ‘빅이벤트’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서로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할 정도다. 그런데 예측하지 못한 코로나19의 발생은 ‘2020 하계올림픽’ 유치경쟁에서 실패를 맛봤던 스페인과 터키로서는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결국, 도쿄는 아시아에서 올림픽을 두 번 유치한 최초의 도시가 됐지만, 세계 각국의 선수들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긴 2021년에 개최한 ‘2020 도쿄올림픽’이 됐다. 2024년에 치러질 ‘파리올림픽’은 팬데믹이 없이 안전한 지구촌의 축제가 되길 기대해본다.
공성배 용인대학교 무도스포츠학과 교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