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건선 환자의 여름, 몸도 마음도 괴로운 이유

여름은 건선 환자들의 고충이 깊어지는 계절이다. 건선은 붉은색의 피부 병변과 은백색 각질이 주된 증상으로, 다리나 팔, 두피 등 자극을 많이 받는 바깥쪽 부위에 흔히 발생한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질환의 특성상 날씨가 더워지면서 짧은 소매의 옷을 입는 것 자체가 환자들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무더운 한여름에도 피부를 가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긴 팔, 긴 바지를 고수하는 사례를 흔히 보곤 한다. 그야말로 여름이 되면 건선 환자들은 질환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에 더해 병변 노출에 따른 마음의 짐까지 지게 되는 것이다.

건선은 이러한 피부 증상 외에도 여러 전신 질환을 동반할 수 있어 단순한 피부 질환이라고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건선은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손가락, 무릎 등에 관절염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뿐만 아니라 건선 환자들은 일반인보다 심혈관계질환이나 당뇨 등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조기에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도 현재 건선은 의학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상당히 개선할 수 있는 수준에 와 있다. 건선에는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국소 도포제, 경구 약제, 자외선 치료, 최신 치료제인 생물학적 제제 등 여러 치료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옵션들이 존재하는 만큼 환자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는다면 여름철 건선 고민을 신속하게 해결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건선 환자를 진료하며 가장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는 스스로 여러 치료법을 시도해보다 뒤늦게 병원을 방문하시는 경우를 접할 때다. 환자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건선이지만 피부과에 내원해 정확히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한다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올해는 더욱 많은 환자가 건선 치료를 통해 몸도 마음도 가뿐한 여름을 보내실 수 있기를 기원한다.

한별 의정부 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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