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이 가을이라 했던가. 이제 여름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휴가 기간 시원한 제철과일과 함께 책으로 떠나는 여행도 즐길 만 하다. 여름휴가 기간 몸과 마음을 식혀줄 힐링북을 골라봤다.
■진정한 휴가를 즐기려면…<풍덩!>
‘우리는 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구구단도 배우고 관계대명사도 배웠다. 교통 규칙도 공중도덕도 배웠다. 그러나 휴식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성실하게 살아야 한다고는 배웠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 쉬는 것은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혼자 있기 좋은 방> 이후 3년 만에 책을 펴낸 우지현 작가는 우리에게 ‘휴식도 배워야 한다’며 서문을 연다. 그는 “모두가 지쳐 있다”고 말하며 독자들을 향해 “쉬어야 한다”고 말한다. 데이비드 호크니부터 파블로 피카소까지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100여 점의 다채로운 회화와 울림이 있는 짧은 메시지가 담겼다.
시원한 그림들은 마치 독자가 바닷속에 풍덩 빠진 듯한 청량감을 준다. 휴가철 진정한 휴식을 배우고 싶다면, 또 잠시 놓은 일에 마음이 불안하다면 함께 하기 좋은 책이다. 위즈덤하우스刊ㆍ1만9천800원
■책장에서 만나는 작은 갤러리…그림책 <너의 정원>
높은 담벼락 위에 앉아 아름다운 정원을 내려다보는 고양이가 말한다. “저 사람은 매일 혼자서 뭘 하는 걸까? 내가 여기 있는지 알까?”
고양이가 바라본 화가가 다가온다. 다리에 깁스한 화가의 눈에는 철조망에 페인 고양이의 다리가 보인다. 화가가 고양이의 다리를 치료해주며 서로에게 3인칭의 존재였던 그들은 ‘너’와 ‘나’의 관계에 이른다.
나현정 작가는 살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만남과 이별, 의미를 고양이와 화가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한때 마음을 주고받았던 존재가 떠나버렸을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이 될까. 작가는 빈자리가 드리우는 외로움과 상처를 각자의 방식으로 치유해 나가면서, 어쩌면 한 걸음 성장하고 변화해 나간다고 알려준다.
장면마다 과슈로 그린 밀도 높은 그림은 책꽂이에서 만나는 갤러리처럼 느껴진다. 따뜻한 이야기와 채색이 주는 따스함으로 힐링할 수 있다. 글자 역시 그림책의 묘미를 살린 점이 돋보인다. 타이포 디자인을 통해 표현돼 고양이와 화가, 너와 나의 관계 글이 마치 리듬처럼 읽힌다. 글로연刊ㆍ1만7천원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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