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속담은 이미 잘못되고 나서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뜻이지만, 이외수 작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람을 비웃지 말라”며 반박한다. 적어도 차후에 반복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 중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대 시대에 이 속담은 더이상 우둔한 처사를 비판하는 말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에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확진자가 증가 추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정부는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했지만, 이태원 클럽을 기폭제로 부천 쿠팡물류센터 집단감염까지 발생하며 수도권은 공포에 휩싸였다. 한고비 넘기고 한숨 돌렸다고 할 때 즈음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들고 일어난 것이다. 새로운 사회적거리두기 적용은 지난해 겪었던 악몽을 잊지 않고 헐거워진 외양간을 튼튼하게 고치려는 조치다. 코로나 검사 결과를 속일 수 없도록 보완할 방법과 신속한 역학조사를 위한 출입자 확인기록 관리 시스템 개발이 숙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모두가 처음 겪어보는 재난이다. 소를 잃을 수 있는 모든 케이스를 고려, 외양간을 점검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헐거운 울타리를 고치고 또 더욱 보강, 적어도 차후에는 같은 사유로 소를 잃지 않게 해야 한다. 모든 국민이 일상 속에서 경각심을 가지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하며, 정부ㆍ지자체ㆍ경찰이 머리를 맞대고 고심해 안전한 방향으로 길로 안내하면 코로나19 종식이 아주 먼 일은 아닐 것이다.
박세웅 구리경찰서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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