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집 안전은 화재경보기 설치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여러 사항이 변화됐으나, 가장 큰 변화는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년간(2012년~2020년) 발생된 화재통계를 살펴보면 연평균 주택화재 발생률이 약 18%이지만, 화재 사망자의 46%가 바로 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심신을 안전하고 안락하게 해주는 힐링의 공간인 집이 순식간에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참사가 발생하는 공간으로 바뀌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다.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주요 시간대는 0시~오전 6시 사이로 확인됐다. 이 시간은 모두 하루의 피곤을 회복하려고 깊은 잠이 드는 시간으로, 한밤중 갑자기 발생되는 화재는 우리의 화재대응력을 떨어뜨리며, 유독가스를 마셔 사망에 이르는 피해를 더 크게 할 수 있다. 화재 발생 시 초기에 얼마나 빨리 알고 대응하느냐 이것은 우리의 생사를 가르는 아주 중요한 핵심이다. 즉, 화재 발생 사실을 빨리 인식하고 알리는 기능이 강화될수록 화재로 인한 피해는 줄어들 수 있다.

소방청에서는 2012년 ‘소방시설 설치유지와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에 대한 제도를 마련했으며, 일반주택에도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화재 발생 시 열과 연기를 자동으로 감지해 경보음을 울려 화재 발생 사실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장치로 초기대응의 결정적 역할을 담당한다. 한 개에 1만 원도 안 되는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이제 우리의 생사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도 제도 시행 후, 연평균 주택화재 발생건수는 1.5% 증가했으나, 주택화재 사망자는 10% 감소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소방청은 2020년 9월부터 앞으로 다가오는 2025년까지 주택용 화재경보기 설치율을 80% 이상으로 보급하고자 ‘화재경보기 258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 사회가 초고령층으로 진입하는 2025년까지 전국 주택용 소방시설을 80% 이상 설치하자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소방관서는 ‘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해 주택용 소방시설 구매·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주택의 방마다 설치한 화재경보기가 우리 가족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므로, 이제 주저 없이 방마다 화재경보기를 설치해 우리의 일상을 더욱 안전하고 견고하게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전혜정 한국소방안전원 경기지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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