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총조사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 고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시인 이육사의 ‘청포도’라는 시다.

7월은 이 시처럼 많은 과실이 무르익는 달이며 더위의 절정이라 할 삼복 중 초복, 중복이 들어 있는 성하(盛夏)의 달이며, 고온다습의 찜통더위로 밤잠 설치는 달이기도 하다.

이러한 7월에 올해 한 달 내내 경제총조사가 실시된다. 경제총조사는 5년에 한 번 실시되며, 작년의 인구주택총조사가 인구와 주택에 관한 총조사라면, 경제총조사는 경제활동 전 분야의 모든 경제단위를 대상으로 산업 전반의 구조와 분포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는 총조사다. 조사 결과는 국민소득, 지역소득 추계 경제통계조사의 모집단 자료로 활용되며, 코로나19 경제적 영향 및 새로운 산업구조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경제통계의 뿌리가 되는 통계로 활용될 것이다.

지난달 14일부터 9일까지는 인터넷조사와 병행 시행되고 있으며 이후 전국 약 1만6천500명의 조사요원이 개별 사업체를 방문해 대면 면접으로 실시된다. 대면조사 시 조사원이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안전하게 진행된다.

7월의 찜통더위와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사업체의 현장을 다니며 조사를 해야 하는 조사원에게는 보통 힘든 일이 아닐 것이다. 지자체에서 채용된 경제총조사 조사원은 학생, 주부, 어르신 등 다양한 연령층의 도급제 조사원으로서 경제활동을 위한 소기의 목적도 있겠지만, 국가를 위한 일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으로 소정의 교육을 받아가며 이 어려운 일에 자원한 사람들이다. 평범한 시민이기도 한 전국의 많은 조사원이 7월의 찜통더위에 마스크를 쓰고 구슬땀을 흘려가며 ‘2020년 경제총조사’를 위해 뛰고 있다.

경제총조사의 경인지역 관리본부인 경인지방통계청 경제조사과에서는 경제총조사의 홍보와 협조를 위해 작은 물품을 제작했다. 코로나 방역용품과 이 여름에 꼭 필요한 휴대용 선풍기에 경제총조사의 슬로건인 ‘오늘의 경제를 듣고 내일의 대한민국을 준비합니다’를 새겨넣었다.

전국의 많은 경제총조사 조사원들이 이 더위와 코로나19의 위험 속에 통계조사의 현장을 방문해 조사하고 있다. 조사원과 사업체의 사장님 모두 한여름 7월의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금 내 책상에는 이분들의 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혀줄 작은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다. 경제총조사라고 쓰인 휴대용 선풍기가 바람을 일으키듯 우리나라 각지에서 산업활동을 하는 전국 약 330만개의 응답 사업체에도 경제총조사의 바람이 일어나길 바란다. 조사원이 방문할 때 ‘응답’의 문을 열고 협조해 주신다면 구슬땀을 흘리며 뛰어다니는 조사원에게는 최고의 시원한 바람이 될 것이다. 이 더운 계절 7월에 청포도가 익어가듯 경제총조사의 열매도 익어갈 것이다.

그 열매는 올해 12월에 잠정 자료로, 내년 6월에는 확정자료로 공표된다고 하니 부디 튼실하고 좋은 열매가 되길 기대해 본다.

박은영 경인지방통계청 경제조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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