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여행 에세이] 1-① 태양과 선인장의 나라, 멕시코 첫인상

소칼로 광장의 화물차노조 집회 현장과 뒤에 보이는 멕시코대성당

에피소드 1 : 아스테카 혼이 깃든 소칼로 광장과 콜로니얼의 상징 멕시코 대성당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혼재한 멕시코는 축구와 데킬라 그리고 사막 지형에 커다란 선인장과 마리아치 음악을 즐기는 정열적인 나라 정도만 알고 떠난다. 여행 서적과 인터넷 서핑으로 자료를 조사하였으나 빙산 한 조각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보를 가지고 두려움보다는 설렌 마음으로 비행기를 탄다.

LA를 거쳐 이른 아침에 멕시코시티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여행 시기가 1월 중순의 겨울철이고 북반구라도 적도와 가까운 지역이라 춥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해발고도 2천300m 고원 탓인지 공항 날씨는 코끝에서 냉기를 느끼게 한다.

입국 절차를 마치고 짐을 찾아 밖으로 나가자 차가운 아침 공기는 밤사이 피로를 밀쳐내고 정신까지 번쩍 들게 한다. 관광 안내소에서 지도 한 장을 구하여 호텔 위치를 표시하고 택시 정류장으로 간다. 45달러라는 가격은 생각보다 비싼 가격이다. 아침부터 흥정으로 서로 기분을 상하지 않기 위하여 택시 타기를 포기하고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그곳에서 친절한 현지인의 도움으로 시내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숙소가 있는 소칼로 광장 부근까지 간다.

광장 주변에 설치된 아스테카 문명을 형상화 한 조각 작품
광장 주변에 설치된 아스테카 문명을 형상화 한 조각 작품

월요일 아침 출근 시간이라 버스 안은 이리 밀리고 저리 치이고 발 디딜 틈 없을 정도여서 마치 80년대 서울 시내버스 안으로 시간여행을 온 듯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함으로써 교통비 절약을 떠나 차창 밖 삶의 모습까지 볼 수 있어 돌 한 개를 던져 새 두 마리 잡은 기분이 들고 2천 원도 되지 않는 돈으로 숙소 부근까지 이동하고 보니 배낭여행자로서의 첫 출발을 잘한 것 같다.

버스에서 내려 소칼로 광장에 다다르자 멕시코시티에 도착한 것을 실감한다. 주변은 유럽의 어느 도시로 착각할 만큼 화려한 중세 건물이 즐비하다. 체크인이 되지 않는 이른 시간이라 호텔에 가방을 맡기고 선글라스와 몇 가지 필요한 물건을 챙겨 소칼로 광장으로 간다.

광장은 생각보다 크고 중남미 여러 나라에 있는 에스파냐 식민 시절 조성한 마요르 광장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오늘따라 화물차노동조합이 광장에서 집회하고 있어 골목마다 수많은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멕시코 대성당(Cathedral Metropolitana)과 대통령궁을 한눈에 보기 어렵지만 우리네 집회처럼 고성능 확성기를 사용하거나 도로를 점거하지 않아 다소 불편하여도 지장이 없다.

소칼로는 아스테카 시대 수도 테노치티틀란(Tenochititlan)의 중심지로 호수 속 아름다운 섬이었으나 1521년에 에스파냐 정복자 코르테스(Cortes)는 이곳을 점령하고 호수를 메워 그 자리에 ‘누에바 에스파냐’를 세우고자 사방 240m 크기의 광장을 만들었다.

멀리서 바라본 소칼로 광장과 멕시코대성당
멀리서 바라본 소칼로 광장과 멕시코대성당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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