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경기 아파트값 15%↑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 경신 … 집값 상승세 견인
시흥 24.53%↑·고양 21.38%↑·동두천 20.58%↑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도 7.14% 뛰어 10년來 최고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이미 작년 1년치 상승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하반기에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4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은 9.97% 상승해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9.65%)을 추월했다.

특히 경기도의 상반기 누적 상승률(15.35%)이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 기간 시흥시(24.53%), 고양시(21.38%), 동두천시(20.58%), 의정부시(20.37%)가 20%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셋값도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직후부터 급등세를 보인 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5.54% 상승해 ‘전세 대란기’로 꼽히는 2011년(9.33%) 이후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수도권 또한 올해 상반기(7.14%)가 10년 만에 최고치로, 2011년 상반기(7.88%)와 맞먹을 정도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시흥시는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시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 모두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시흥시는 정주 여건이 좋은 배곧 신도시와 장현지구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하고, 신안산선과 신구로선 등 교통 호재까지 겹치면서 아파트값까지 끌어 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의 아파트값에 불을 지른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비롯한 교통 개발 호재가 꼽힌다.

특히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정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각종 개발 공약이 쏟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올해 하반기에 집값을 더욱 상승시킬 유인이다.

매물 부족과 전셋값 불안 또한 하반기 아파트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기준 한 달 전 대비 수도권 아파트 매물은 경기 7.3%, 서울 3.2%, 인천 7.2% 각각 줄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붕괴한 상황에서 교통 호재, 매물 부족, 대선에 따른 개발 공약 등이 겹치며 수도권 아파트값이 올해 ‘상고하고’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대한민국에서 1주택은 투기가 아닌 보험이라는 말처럼,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집값이 오르고 내리고를 고민하거나 따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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