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수수료, 너무 과한 거 아닌가요?” vs “집값 오른 게 저희 탓은 아니잖아요.”
수도권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일명 ‘복비’라고 부르는 중개수수료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반면 집값이 오른 것이 중개사 탓이냐며 분노의 화살을 중개업계에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6월 수도권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7억1천184만원으로, 지난달(6억9천652만원)보다 1천532만원 올라 7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KB국민은행이 해당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 가격이다.
현 부동산 중개수수료 요율에 따르면 매매 시 거래가 기준으로 ▲5천만원 미만 0.6%(최대 25만원) ▲5천만원~2억원 미만 0.5%(최대 80만원) ▲2억~6억원 미만 0.4% ▲6억~9억원 미만 0.5% ▲9억원 이상 0.9% 등이 적용된다.
이처럼 집값이 연일 고공행진 하면서 중개수수료도 함께 커지자, 포털사이트와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20평대 아파트 중개수수료가 1천100만원’ ‘거래 1건에 직장인 반년 치 연봉’ 등 과도한 수수료에 부담을 호소하며 ‘내 집 마련’ 꿈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평택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A씨(40)는 최근 딸(7)의 교육을 위해 분당, 수지, 광교 일대로 집을 알아보다가 고민에 빠졌다. 높은 집값은 당연히 예상했지만, 공인중개사에게 내야 할 수수료까지 듣고 나니 불합리하다고 생각이 들면서다. A씨는 “과거와 달리 요즘은 주거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에 모두 오픈돼 있다. 꼭 공인중개사에게 거액의 수수료를 내면서 일을 진행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러한 비판에 공인중개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각종 세금 탓에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면서 한 달에 한 건도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하는 상황에다가, 중개수수료 부담이 과도하다는 인식까지 퍼져 직거래나 반값 수수료 등을 내건 온라인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인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 B씨(65)는 “집값 상승에 부동산 거래가 끊긴 지 오래라서 수입이 증가했다는 중개사를 찾아보기 힘들다”라며 “여기에 ‘직방’ 등 거대 플랫폼까지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이달 내로 부동산 중개수수료 요율 개편안을 내놓는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수수료 요율 개선안을 마련해 국토부에 전달했고, 국토부는 자체 연구용역을 거쳐 수수료율 개편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부적인 쟁점사항이 많고 업계 간 이견도 아직 크지만, 조속히 제도개선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논의를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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