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한국전쟁 기획:인터뷰] 故 박정래 일병 동생 춘래씨 “모친과 형님 恨 풀어드려야”

6.25전사자 고 박정래 일병의 동생 박춘래씨. 김시범기자
6.25전사자 고 박정래 일병의 동생 박춘래씨. 김시범기자

“어머님과 형님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드리고 싶습니다.”

故 박정래 일병의 동생인 박춘래씨(84)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마지막 희망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피고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해 국방부장관에게 진정서를 보냈지만 아직까지 일절 답을 받지 못했다”며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소장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장은 그의 가족이 50년 넘게 군산에 내려가 헛제사를 지낸 것에 대한 손해배상을 골자로 한다. 그는 국방부의 업무과실과 중대한 착오 등으로 인해 ‘1유해 2분묘’라는 국내 유일의 참사가 발생했고, 이로인해 파생된 피해들에 대한 배상책임이 국가에 있다는 입장이다.

박씨는 “이제 아흔을 바라본다. 돈 자체가 중요하진 않다. 다만 이 참극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는 지게 해야 하늘에서라도 어머니와 형님을 뵐 면목이 선다”고 말했다.

이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2년 전 군산시청에 갔더니 관련 자료는 1961년 군사원호청(국가보훈처의 전신)이 창설되면서 이관된 것 같단 말을 들었다. 그런데 보훈처에 가도 자료가 없다고 한다. 그후로 국회에 국방부까지 안 가본 곳이 없지만 제대로 된 답은 한번도 못들었다”며 “소장을 준비하는 게 할 수 있는 마지막이지 않을까란 생각에 두렵다. 간절하게 이번에는 뭔가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변호사와 함께 산정한 손해금액은 2억원 규모로 추산된다고 했다. 군산 군경합동묘지에 고인을 안장한 지난 1960년께부터 유해발굴 감식단으로부터 연락받은 지난 2015년까지, 반세기 동안 지낸 제수비용과 군산 왕복 여비, 위로금 그리고 장례행사비용 등을 고려했다.

그는 “참전용사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하지 않느냐”며 “형님을 넘어 참전용사 유가족들에 대한 예우 개선을 위해 여생을 바치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묘가 2곳에 있는 상황이 국내에선 유일무이하다고 합니다. 합장이 시급합니다. 국가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모습을 하늘에 계신 어머니와 형님께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고양=유제원ㆍ최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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