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Q&A] 초등학생 손자를 양육하며 갈등이 생기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Q. 초등학생 손자를 돌보는 할머니입니다. 엄마 아빠가 맞벌이를 하니 양육은 제가 하고 엄마 아빠는 주말에만 아이와 놀아주곤 합니다. 워낙 함께하는 시간이 적다 보니 아이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고 오냐오냐하니 잔소리는 결국 제가 하게 되는데요. 어릴 적엔 제 말도 잘 듣고 절 따랐는데 갈등이 생기니 저에게 화를 냅니다. 엄마 아빠에게 문제점에 대해 대신 혼내달라고 하면 자신의 이야기를 일러바쳤다며 더 화를 내니 역효과만 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할머님께서 손자를 키우시며 느꼈을 노고가 느껴집니다. 맞벌이 부부가 예전보다 늘어나면서 이와 동시에 조부모님이 양육을 돕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부모님은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미안한 마음에 훈육보다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초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반면 할머님께서는 일상생활을 손자와 함께 하다 보니 학업, 생활태도, 교우관계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훈육과 지도를 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손자는 할머님과 갈등을 겪는 경우가 늘어날 것입니다.

부모님 대신 조부모님이 양육을 도와줄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된 양육 철학을 정하는 것입니다. 부모님과 조부모님은 세대가 다르므로 서로 다른 양육 철학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 마주하는 부모님과 온종일 아이를 상대하는 조부모님 입장에서는 서로 중요시하는 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 양육 시 훈육해야 할 점, 훈육하는 방식, 집에서 지켜야 할 규칙 등에 대해 서로 간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뒤 일관된 태도로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아이를 대해야 아이 입장에서 혼란이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부모님이 할 일과 조부모님이 해야 할 일을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양육의 모든 일을 조부모님에게 맡길 경우 조부모님은 체력적 한계와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 있으며, 부모님은 자녀와의 거리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따라서 양육에서 조부모님이 담당할 역할과 부모님이 담당할 역할을 나누어 어느 한 쪽이 과도한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력했지만 해결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이용해보시길 권합니다.

이지현 수원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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