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권 타율 최하위 SSG가 사는법…‘뜬공과 기동력 야구’

선발 마운드 붕괴에도 홈런 친화적인 구장 활용한 장타력과 뛰는 야구로 승부수

SSG 랜더스가 투수진 뎁스 악화에도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동력은 뜬공과 기동력 야구다.

SSG는 지난 21까지 35승 21패로 선두 LG에 1.5게임 차 뒤진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역대급 순위경쟁 속에서도 지난달 17일 이후 단 한 차례도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는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토종 원투펀치’ 문승원과 박종훈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외국인 투수 르위키가 퇴출되는 악재가 겹쳤지만 타력의 힘으로 선두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SSG는 팀 타율이 0.255로 10개 구단 중 7위에 머물러 있다. 득점권 타율도 0.228로 리그 최하위다.

반면 SSG는 팀 홈런 갯수가 84개로 선두 NC보다 1개 적은 2위를 달리고 있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도 0.771로 NC에 이어 2위다. 타자들의 부족한 컨택을 ‘한 방’으로 만회하며 선두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SK 시절 ‘홈런공장’ 명성을 얻었던 SSG는 상하위 가리지 않고 홈런 능력을 갖춘 막강 타선과 경기장 환경 덕에 많은 홈런을 생산하고 있다. 홈 구장인 인천 SSG 랜더스 필드는 홈 플레이트부터 좌ㆍ우 펜스까지 거리가 95m, 좌ㆍ우중간 펜스는 115m, 중앙 펜스는 120m에 불과하고, 펜스 높이도 2.4m로 낮은 편이다.

KBO리그 10개 구단 홈 구장 가운데 좌ㆍ우 펜스 거리와 높이가 최소 규모다. 좌ㆍ우중간 펜스까지의 거리는 4번째로 멀지만, 가운데 펜스까지 거리는 부산 사직구장(118m)에 이어 2번째로 가까운데다 압도적으로 낮은 펜스 높이에 땅볼이나 라인드라이브(직선타)성 타구보다는 뜬공 타구를 날리면 홈런 가능성이 높다.

이를 입증하듯 SSG 타선은 총 2천463번의 타석에서 뜬공 618개와 땅볼 416개를 생산했다. 뜬공은 리그 최다, 땅볼은 리그 최소 수치다. 여기에 땅볼 1개 당 뜬공 갯수도 1.27개로 압도적인 리그 1위로, 리그 평균 수치(0.96개)보다 월등히 높다. 여기에 SSG는 도루 부문에서 1위 삼성보다 6개 적은 51개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전략을 결합했다.

일찌감치 메이저리그에서는 10여년 전부터 타격 생산력 증대를 위해 땅볼보다는 뜬공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으로 컨택보다는 한 방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메이저리그식 ‘뜬공 야구’에 팀 특유의 ‘뛰는 야구’를 섞은 SSG 타선이 올해 팀을 어디까지 순위를 이끌지 기대가 된다.

김원형 SSG 감독은 "타자들이 집중력 있게 장타를 쳐주면 투수들의 부담은 줄어든다. 투타 조화를 만들어 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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