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왈츠의 명곡을 참으로 많이 남겼는데, 그 중 가장 아름다운 걸작은 단연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일 것이다. 이 곡의 작곡 배경은 곡의 느낌과 사뭇 다르게 우울한 상황 속에 비롯된다.
흔히 말하는 ‘빈 기질’은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행복한 마음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싶어하는 낙천적이고 온화한 빈 사람들의 일방적인 성향을 말하는데 이 곡이 그것을 잘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오스트리아의 국가보다 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음악으로 여겨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죽을 때까지 750여곡을 남겼는데 빈의 자연과 생활 주변의 일상 등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왈츠의 소재를 얻었다. <빈 숲 속의 이야기>, <술과 여자와 노래 왈츠>, <봄의 소리 왈츠> 등이 그 좋은 예들이다.
그리고 그는 당시 춤을 추기 위한 가벼운 음악으로 분류되던 왈츠란 장르를 예술적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음악사적 업적을 남겼다.
그래서인지 그가 이끄는 오케스트라단이 왈츠를 연주하는 공연장 맨 앞자리에는 브람스, 리스트, 바그너 같은 대단한 음악가들이 앉아 그의 예술적 왈츠를 진지하게 감상했다.
일생을 왈츠와 함께 한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 2세. 그러나 그는 춤에 있어서는 쥐구멍을 찾아야 할 만큼 소질이 없었다. 속된 말로 ‘몸치’였던 것이다. 춤곡은 잘 만들면서도 정작 춤 솜씨는 없었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스트리아 빈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 요한 슈트라우스 2세는 지금도 빈 시립공원에서 그 자신의 바이올린으로 왈츠를 켜고 있다. 물론 100년 전과 달리 황금색 동상의 모습으로 서 있지만,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는 그의 경쾌한 왈츠 선율은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 놓곤 한다.
정승용 작곡가ㆍ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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