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인천 동구청장 선거는 전·현직 구청장의 리턴매치,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에서 전·현직 인천시의원의 공천 도전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동구는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이라고 불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지역 내 재개발·개건축 등에 따른 젊은층의 유입으로 보수와 진보 사이의 첨예한 대립각이 만들어지는 형국이다. 앞서 2002년, 2006년 선거에서는 보수 정당의 후보인 이화용 전 구청장(당시 한나라당)이 당선을 했다. 2010년 선거에서는 진보 정당 후보인 조택상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당시 민주노동당)이 범야권 단일화를 통해 승리했다. 이어 2014년 선거에선 다시 보수 정당 후보인 이흥수 전 구청장(당시 새누리당)이 승리했고, 2018년 선거에선 민주당의 허인환 구청장이 승리하는 등 보수와 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내년 선거를 두고는 민주당 허인환 구청장의 재선 도전과 국민의힘 이흥수 전 구청장의 리턴매치 성사 여부에 관심이 높다. 앞선 선거에서 허인환 구청장은 대통령 탄핵 정국의 분위기를 타고 당시 재선에 도전하는 이흥수 전 구청장에게 7천41표(20.83%p) 차이로 앞서며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정가에선 그동안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했던 동구인 만큼 내년 선거에선 2018년 선거와 같은 일방적인 결과가 아닌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 후보 경쟁에 있어 민주당에서는 허인환 구청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한 상태다. 허인환 구청장은 올해부터 자신이 내세운 공약 사항에 대해 꼼꼼히 점검하는 등 재선을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허인환 구청장은 취임과 동시에 교육환경개선기금 100억원을 확보하고 재개발·재건축 기반시설 확충사업 등의 성과를 냈다.
민주당 내 치열한 공천 싸움도 내년 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우선 동구를 지역구로 둔 남궁형 인천시의원을 비롯해 전용철 전 시의원 등이 허인환 구청장에게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남궁형 시의원은 동인천역 노숙인에 대한 자립 방안 마련 등에 나서는 등 여러 지역 현안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토박이인 전용철 전 시의원 역시 지역에서 꾸준하게 활동하며 인지도를 쌓는 중이다.
특히 자천타천으로 이종우 인천시 시민정책담당관의 출마 가능성도 지역 정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20년간 해묵은 현안으로 자리잡은 ‘동구 송현동~중구 신흥동 간 연결도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배다리 인근 마을 단칸방에서 지내며 갈등을 풀어냈고, 수소연료전지와 관련한 주민 갈등 문제도 해결하는 등의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이흥수 전 구청장의 출마 여부가 가장 큰 관심이다. 이흥수 전 구청장은 재직 시절 화도진 스케이트장, 야시장 등을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침체한 동구 이미지를 벗는데 애쓴 공로 등을 통해 인지도가 매우 높다. 다만, 2018년 아들의 채용 대가로 이권과 관련한 허가를 내준 혐의에 따른 재판 결과가 출마 여부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이 같은 뇌물수수 혐의로 이흥수 전 구청장은 1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2심에서 집행유예 2년에 벌금 5천만원을 선고받은 상태다. 현재는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확정하면 이흥수 전 구청장은 피선거권을 잃는다.
또 허식 동구의원도 국민의힘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허식 구의원은 앞서 시의원 시절에 건설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해 지역 내 재개발·재건축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아울러 시당 해양항만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당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밖에 국민의힘 소속의 박영우 동구의원과 원태근 전 동구 행정자치국장도 내년 선거의 출마예정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동구에서는 새로 들어온 젊은층의 표심이 내년 선거의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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