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의 최근 5년간(2016~2020년) 화재 발생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사계절 중 봄철 화재가 5만9천563건(29%)으로 가장 많았다. 화재 발생 장소별로는 주거시설이 1만4천161건(23.7%), 야외나 도로가 1만2천768건(21.4%) 등이다.
경기지역 역시 최근 5년간 화재를 보면 봄 1만4천294건, 겨울 1만3천580건, 여름 1만405건, 가을 9천640건으로 봄철에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했다.
봄철 화재 발생 원인으로는 부주의가 56.6%로 가장 높았다. 부주의 사유로는 담배꽁초(36%), 쓰레기 소각(15.1%), 불씨ㆍ불꽃 방치(11.7%), 논ㆍ임야 태우기(10.3%), 음식물 조리(10.2%) 순이다.
이천소방서 관내에서도 농번기를 앞두고 한동안 임의로 논ㆍ밭두렁 태우기, 쓰레기 소각하는 행위 등으로 인한 화재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이러한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바람이 많이 부는 봄철에는 불씨가 산으로 옮겨 붙어 대형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산에서 가깝거나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논ㆍ밭두렁에 불을 피워서는 안 된다. 또 이러한 행위을 하는 것을 본 사람은 가까운 119로 연락해 화재 안전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산이나 야외에서는 불법 취사를 하지 말고 산에 오를 때에는 라이터 성냥 등의 화기 물질을 소지하지 않도록 하며 산불을 발견했을 때는 가장 먼저 119로 신고해야 한다.
봄철 건조한 시기의 산불은 한번 발생하면 불씨가 없도록 조치해도 아주 작고 미세한 불씨라도 남아있으면 화재가 재발화할 가능성이 크고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극단적이고 파괴적이어서 야생동식물 대부분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생물 종류의 다양성이 급격히 감소하게 되어 산사태, 홍수 등의 2차 피해도 발생시키며 최종적으로 우리에게는 다양한 산림자원이 줄어들어 큰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도둑의 찌끼는 있어도 불의 찌기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도둑이 지나간 자리는 남는 것이 있어도 화재가 났던 자리는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는 화재로 인해 큰 피해를 입어 왔고 화재예방을 위해 항상 경각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라는 생활의 지혜를 속담으로 남긴 것이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논ㆍ밭두렁 소각, 쓰레기 소각 등의 행위는 산불의 주요 원인이다. 산불은 작은 부주의와 실수로 발생하지만, 산에 인접한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산림이 복구되기까지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화재는 우리 모두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또한 그 피해를 줄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종충 이천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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