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양한 ‘동탄역 디에트르’가 전국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민간분양 아파트의 청약 인기가 치솟고 있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전매제한이 부과됐지만, 여전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분양가 상한제 등의 여파로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와 아파트 분양공고 등을 분석한 결과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전에도 분양 이후 집값이 2배 이상 상승한 아파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2015년 8월 분양한 ‘광교 중흥S클래스’는 분양가 5억8천700만원(전용 84㎡)에서 지난해 1월 16억6천만원(11층)에 거래되며 3배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또 2016년 12월 분양한 부천 향동지구의 ‘DMC리슈빌더포레스트’ 전용면적 84㎡는 4억2천만원에 분양했지만, 지난 1월 10억5천만원(3층)에 거래돼 분양가보다 150% 올랐다. 2019년 6월에 입주한 남양주 다산동 ‘다산지금지구 신안스빌 퍼스트리버’ 전용 84㎡ 분양가는 4억4천만원에서 지난 1월 9억원에 거래되며 2년도 안 되는 사이에 2배 이상 급등했다.
지난해 7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이후에는 이전보다 더 높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청약 열기가 더욱 고조됐다.
이달초 1순위 청약에서 평균 8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동탄역 디에트르의 3.3㎡ 당 평균 분양가는 1천367만원으로, 전용 84㎡ 기준 3억8천534만~4억8천867만원에 분양됐다. 300여m 떨어진 동탄역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5.0(전용 84㎡)의 호가가 13억~15억원 선에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주변 시세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 주변 시세를 끌어내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시행된 분양가 상한제가 당첨자들에게 더 큰 시세차익을 안겨주는 로또가 된 셈이다.
이처럼 분양에 당첨만 되면 높은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인식에 청약통장 가입자수도 폭증하고 있다. 도내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지난해 4월 847만3천362명에서 올해 2월 처음으로 9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달 30일 기준 909만3천396만명으로 집계됐다. 1순위만 500만명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과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민간분양에 대한 인기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생기고, 이후에도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 같은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예정돼 있지만 절반 이상이 공공 분양인 만큼 자산가치 상승 기대감이 적어 민간분양의 로또 청약 현상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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