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비결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기회 포착이다. 기회는 사전에 ‘어떠한일이나행동을하기에가장좋은때나경우’로 풀이돼 있다.
이탈리아 북부의 토리노 박물관에는 아주 특이한 조각상이 있다. 벌거벗은 남성의 모습인데 앞머리는 숱이 무성하고 뒤는 대머리이며, 어깨와 양발 뒤꿈치에는 날개가 달렸다. 그리고 양손에는 저울과 칼을 들고 있다. 관광객들은 이 조각상을 처음 보는 순간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지만, 그 아래 새겨진 글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인다고 한다.
“내가 벌거벗은 이유는 쉽게 눈에 띄기 위함이고, 나의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았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붙잡을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이며,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해서입니다. 나의 이름은 ‘기회’입니다.”
자신을 기회라 소개하는 이 조각상은 제우스의 아들이자 ‘기회의 신’인 카이로스이다. 카이로스 동상은 기회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과 함께 그가 들고 있는 저울과 칼을 통해서 기회를 포착하는 방법도 설명하고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저울에 달아보는 것처럼 정확히 판단하고, 날카로운 칼처럼 결단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좋은 기회가 우연히 찾아온 행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들은 기회 포착을 위해서 미리 준비하고 노력하며, 결단의 순간에는 깊은 고뇌가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또 기회가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만드는 경우도 있다. 삶의 과정에서 기회 포착을 위해서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절실함을 느끼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
먼저, 무슨 일이든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면 절실하게 최선을 다하기가 어렵다. 활쏘기에서 화살을 여러 개 가지고 있는 사람과 마지막 한 개만 가지고 있는 사람의 몰입도와 집중력은 다를 수밖에 없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하면 아무리 화살이 많아도 과녁을 제대로 맞히기 어려운 법이다.
다음은, ‘위기’라고 쓰고 ‘기회’라고 읽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인류의 위기라고 생각하고 있는 코로나도 어쩌면 가장 좋은 기회인지도 모른다. 위기 대부분은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진짜 위기는 방심이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변화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세계적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는 “나는 힘이 센 강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두뇌가 가장 뛰어난 천재도 아닙니다. 날마다 새롭게 변했을 뿐입니다. 그것이 나의 성공 비결입니다. 변화(Change)의 g를 c로 바꿔 보십시오. 기회(Chance)가 되지 않습니까? 변화 속에 반드시 기회가 숨어 있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기회는 어느 날 우연히 찾아오는 행운이 아니다. 우리에게 날아든 기회를 자신의 힘으로 포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피나는 노력, 그리고 과감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주어지지만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드는 일은 그 사람의 몫이다.
정종민 성균관대 겸임교수/前 여주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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