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풍경 -2020, 어린이날
박경용
말귀만 살짝 바꾼
아리송한 ‘거리 두기’.
듬성듬성 혼자 앉기,
짝꿍도 멀리 하라네요.
하느님,
오늘 하루만이라도
짝꿍을 돌려주세요!
거리두기 어린이날… 짝꿍 그리워요
참 살다가도 별일을 다 보겠다. 이름조차 입에 올리기 싫은 코로난가 뭔가 하는 바이러스 때문에 1년이 넘도록 이 생고생을 하다니! 이 동시조(童詩調)는 코로나로 인해 짝꿍까지 멀리해야 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말귀만 살짝 바꾼/아리송한’ 거리 두기‘.//듬성듬성 혼자 앉기/짝꿍도 멀리 하라네요.’ ‘거리 두기’란 신조어를 이 땅에 탄생시킨 이 전쟁 아닌 전쟁. 시인은 어린이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눈물을 삼키고 있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어울려 살아야 하는데 그러지 말라고 하니 이보다 더 분통이 터지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함께 웃고 함께 뒹굴어야 그게 사는 즐거움이자 행복인데 그러면 안 된다고 하니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오죽했으면 ‘하느님,/오늘 하루만이라도/짝꿍을 돌려주세요!’ 하고 하느님께 빌었겠는가. 그 심정 이해하고도 남는다. 시인은 어린이들의 이런 간절한 소원을 동시조에 담았다. 동시조는 주로 어린이를 주독자로 예상하고 동심을 노래하는 시조다. 《쪽배》는 29년의 역사를 가진 이 땅의 동시조 모임이다. 이번에 큰맘 먹고 ‘코로나’를 주제로 한 동시조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시인은 이 모임을 이끄는 수장(首長)이기도 하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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