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의존 문제로 병원을 찾는 여성 환자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음주로 인한 신체적 손상이 여성에게 더 치명적인 만큼 경각심을 갖고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여성 월간 음주율은 2018년 51.2%로 지난 13년간 14.2%가 증가했다. 월간 폭음률은 최근 1년간 월 1회 이상 한 번에 5잔 이상 음주한 분율을 계산한다.
과거에는 40~50대 주부들이 외로움과 적적함 등을 달래고자 시작된 음주 습관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요즘은 20~30대 여성이나 대학생 등의 폭음률 증가로 인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1년 넘게 지속하고 있는 코로나 19로 인해 가중된 육아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으로 주부들의 ‘육퇴(육아퇴근) 후 한잔’도 늘고 있다. 학교 수업이나 보육 시설, 문화센터 등 운영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서 더욱 가중된 육아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으로 ‘육퇴 후 한잔’ 문화가 활발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육퇴후 한잔’처럼 소량이어도 습관적으로 반복된다면 내성이 생겨 점점 음주량이 늘어나고 결국 알코올 의존증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알코올이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자극하는 의존성 유발 물질이기 때문이다.
특히 폭음이 체내에 미치는 손상의 정도는 여성이 더 크다. 간 손상이 남성보다는 여성에 더욱 크고 같은 양을 섭취했을 때도 여성의 혈중알코올농도가 2배가량 높다. 암이나 종양 생성을 촉진하는 단백질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발표도 있는 만큼 과도한 알코올 섭취 시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최근 음주량이나 횟수가 늘거나 블랙아웃을 경험하진 않았는지 음주 습관을 자가 점검해 보고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김석산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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