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집값… 전세가율은 ‘뚝’

경기지역 지난달 평균 전세가율 67.8%
2014년 6월 67.7% 이후 최저치 기록
과천 48.8%·분당 55.5%·광명 55.9%

집값 급등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도내 집값 상승률이 높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전세가율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격이 짧은 기간 급등하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전세수요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경기일보가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경기지역의 평균 전세가율(주택매매가격에 대비한 전세가격의 비율)은 67.8%로 2014년 6월(67.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세가율 하락 현상은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게 나타나는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과천의 지난달 전세가율은 48.8%를 기록, 2013년 7월(47.7%)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으며 성남 분당의 지난달 전세가율은 55.5%로 2012년 9월(55%) 이후 가장 낮았다. 또 광명, 구리, 하남 등의 전세가율도 각각 55.9%, 56.2%, 58.2%로 60%를 밑돌았다.

이처럼 주택 매매가격이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율이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이들 지역에서 전세시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매값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이뤄진 전세시장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매매값이 단기간에 많이 오른 지역을 보면 전세 매물이 쌓여 전세값은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분당은 지난해 10월1일 전세 매물 235개에서 지난 17일 2천147개로 크게 늘었고, 같은 기간 과천은 161개에서 311개로 증가했다. 아울러 하남은 369개에서 1천446개, 광명은 189개에서 1천142개, 구리는 112개에서 236개 등 전체적으로 매물이 늘었다.

특히 경기지역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0월 101.1에서 지난달 106.9까지 꾸준히 상승했지만, 이들 지역은 반대로 상승 폭이 하락했으며, 일부 지역은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과천과 하남은 지난 1~2월부터 전세가격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분당은 지난해 12월 2.05를 기록한 전세가격지수가 지난달 0.19로, 광명은 1.98에서 0.63, 구리는 0.93에서 0.39로 상승 폭이 감소했다.

이와 관련, 박원갑 국민은행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시장의 경우 대다수가 실수요자들의 수요를 의미하기 때문에 전세가율이 낮아질수록 매매값에 거품이 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이 일시적일 뿐 전셋값이 안정됐다고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매매값의 급격한 상승으로 수요가 일시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며 “이미 오른 전셋값이 떨어지기는 어려워서 시장이 안정됐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진단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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