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의정24시-의정MIC] 신은호 의장 “우리가 살아갈 세월의 항로”

▲ 신은호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 신은호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벚꽃이 흩날리고 유채꽃이 들판을 노랗게 물들여 가지만 여전히 가슴 쓰린 7년 전 그날의 아픔과 다시 마주한다. 우리의 시간에 거짓과 진실이 뒤섞여 속절없이 흐르는 동안에도 세월호의 시계는 여전히 7년 전인 2014년 4월 16일에 멈춰있다.

참사가 있은 지 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날의 진실은 바다 깊은 곳에서 침묵의 울음을 삼키고 있다. 쇳덩어리만 인양했다고 해서 바다가 품고 있는 모든 진실까지 인양된 것이 아니다. 그날의 기억을 되살리는 고통 속에서도 되풀이하지 않는 사회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도 맹골수도 해역을 힘겹게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바로 세월호 유가족들이다. 그들의 아픔을 무엇으로 위로할 수 있으랴.

지난해 12월 기나긴 진통 끝에 ‘4·16 세월호 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건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후보 추천단계에서부터 다시 이전으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들며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다 최근 7주기를 앞두고 늦었지만 2명의 후보 추천이 이뤄지며 오랜 기간 표류하던 특검 진행 절차가 제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한 길에는 여야가 없어야 하고 정쟁의 볼모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특검이 시작되면 참사 당일 구조상황, 선체 침몰 원인, 이후 정보기관 개입 및 증거 조작설 등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지난 7년간 유가족들이 겪어온 절대적 슬픔이 게으른 진실과 대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아픔과 고통을 감내해 왔는지 우리는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학계와 수많은 전문가의 노력으로 그날의 진실에 깊숙이 다가간 상태다. 진실이 밝혀질수록 제 살을 도려내는 것과 같은 고통을 느끼겠지만, 그런데도 그날의 진실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할 것이다.

침몰 원인을 밝히는 것조차 이렇게 힘든데, 세월호를 통해 드러난 잘못된 가치관을 바로잡고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한탄스러울 뿐이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를 그저 슬픔으로만 인식한다면 우리 사회는 한 발짝도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세월호 선원들의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우리 삶 곳곳에 있진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세월호로 모인 우리의 아픔이 의미 없이 지나가고 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갈 세월의 항로로 삼아 삶을 비추는 빛으로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유가족들의 아픔에 감히 공감하는 길이고, 앞으로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문득 세월호 참사 생존자가 한 말이 내 머리를 스쳐 갔다.

그는 “잊으라고 하지 말고, 어떻게 이 사람들에게 위로해 줄까, 한 번 더 생각하고 말을 내뱉었으면 하는 바람이죠”라고 했다.

그렇다. 세월호 참사는 탑승자만이 아닌 우리가 모두 함께 겪었고, 또 겪어내고 있는 비극이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들은 아마도 평생 이 비극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이들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들은 7년 전 그날의 일을 제대로 알고, 기억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할 일 역시 그들의 그런 간절한 마음을 가슴에 새기고 다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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