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美 10년물 채권 금리 상승 원인과 파장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1.77%로 상승하며 1년 만에 처음으로 1.7%를 뚫고 올랐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2%까지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국채는 미국 경기 회복기대, 인플레이션 우려, 소비자 물가 상등, 미 연방FOMC 파월의장의 입장에 따라서 급등하고 있다.

첫째, 코로나 백신 보급으로 미국 성장률 전망이 6.5%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커지고 있다. 둘째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하원통과로 1조9천억달러를 부양책을 지급예정이다. 이 자금을 조달하고자 국채를 발행하게 되면 국채가격은 하락하면서 금리는 상승한다. 세 번째로 최근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크게 오르게 되면 금리도 같이 상승한다. 국채의 유통금리를 기준으로 글로벌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금리, 회사와 가계의 대출금리 등이 차례대로 정해진다.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변하지 않아도 국채의 유통금리가 오르면 개별기업의 조달 비용이 상승한다.

문제는 고용의 변수다. 미국은 일자리 증가를 중심으로 하는 경기회복이 어떤 속도로, 어느 정도의 폭으로 가시화할 것이냐가 중요하다. 앞으로 금리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첫 관건은 ‘실제 실물경제가 시장 기대만큼 회복될 것인가’이다. 만약 경기회복이 기대치를 밑돈다면 주요국 통화당국은 금리를 다시 인하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반영된 자산 가격의 거품이 하락하면 주식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채권 가격 인상하면서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1.7%를 넘으면 주식의 평균 배당률을 넘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 초기에 주가와 금리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나 금리가 일정 수준 2.0% 이상 올라가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첫째, 금리 상승의 속도가 기대 이상으로 상승하며 주식시장은 발작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외에도 한 차례 구조적 단절을 경험했다. 여러 대내외 거시변수 중 이러한 구조적 단절을 빚어내는 요인은 미국금리와 한미간의 금리차이 등 기본적으로 금리와 같은 통화정책의 변화와 관련돼 있었다. 또 우리나라 주식시장 전반에 걸친 리스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 역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VIX)을 제외하면, 한미간의 금리차이다.

둘째로, 정책적 함의는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이 과거 어느 시기를 닮았느냐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양적 완화와 현재 상황은 유동성 공급 측면에서 다르다. 당시엔 풀린 유동성이 은행의 초과 지급 준비금으로 흡수돼 실제 시중에 흘러들어 간 돈이 없었지만, 현재는 코로나19 부양책을 통해 현금을 뿌리는 탓에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은행들이 가계대출 금리의 상승으로 가계부채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그렇다면 2022년 초까지 이어질 이번 미국금리 인상 국면에서 한국 통화당국은 금리인상 방향은 견지하되 한미 간 금리차이가 확대되는 것은 피할 수 있도록 금리인상 타이밍과 인상 폭의 비동조화를 꾀하는 것이 금융안정에 도움이 된다.

셋째로, 미국 국채금리가 2%대로 상승하면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금리차이가 줄어들어 중국에 투자한 국채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하게 돼 중국과 아시아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중국이 자금 유출을 막고자 금리를 올리면 국영기업의 부채증가로 부도의 위험이 있어 중국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2011년 금융 위기 여파로 금리 상승해 남유럽의 국가에서 재정위기가 발생한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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