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울산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화재는 온 국민의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은 33층 규모의 아파트 건물 외벽을 휘감으면서 마치 불기둥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밤 11시가 넘은 시각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최악의 조건 속에 발생한 대형화재였지만, 사망자와 중상자는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경기도를 비롯해 전국에서 일제히 출동한 소방차 125대와 소방인력 364명이 일사불란하게 현장에 투입돼 화재 초기부터 소방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한 전국단위 총력대응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 국민의 오랜 염원이었던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이 시행된 지 오늘로 1년을 맞는다.
지난해 4월1일 소방공무원의 신분이 국가직으로 일원화되면서 소방조직은 다양한 성과가 나타났다. 그 중 가장 큰 성과를 꼽으라면 위의 사례처럼 대형재난 발생 시 사전에 준비된 전국의 인력과 장비를 현장에 신속히 투입하는 전국 소방력 동원체계가 확립되었다는 점이다. 즉, 기존에 관할 시ㆍ도 소방력만으로 대응하던 것에서 시ㆍ도 통합대응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화재 당시에도 소방청은 전국적 동원명령을 내리고 대대적으로 인력과 장비를 신속 투입해 화재를 진압한 바 있다. 지난 2005년 강원도 양양 산불 화재와 비교해 진화시간을 20시간가량 단축한 것으로 나타나 전국 소방력 동원체계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경기도는 관할구역 구분없이 재난현장 최근거리 출동을 위해 서울과 강원 등 인접 시ㆍ도 25곳에 시ㆍ도 경계지역 공동대응구역 출동체계를 구축해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국가직 전환은 국가 차원의 재난대응 전염병 대응 체계를 한층 더 강화하는 데도 크게 이바지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에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119구급차가 집결한 장면을 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가뭄 속 단비처럼 동원된 119구급차는 확진자와 의심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해 코로나19 확산방지 총력 대응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여기에 더해 담뱃세와 연동되는 소방안전교부세 교부 비율과 정책사업비 규모가 대폭 확대돼 소방재정의 독립적 운용환경 조성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오는 2022년까지 전국 소방공무원 2만 명 충원 계획에 따라 경기도 역시 1천109명을 충원할 계획이며, 부족한 소방관서 신설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우리 사회는 안전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모르는 급변하는 환경에 맞는 선제적인 대비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소방환경은 혁신적인 변화와 함께 더욱 창의적으로 효율적인 소방활동을 필요로 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은 이런 흐름에 따라 올해 ‘신뢰받는 119, 따뜻한 119’라는 큰 틀의 정책 목표를 설정하고, 더 안전한 경기도를 실현하고자 도민 여러분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특히 각종 현장활동에서 체득한 정보와 경험을 4차 산업기술에 접목시켜 새로운 재난에 대비하고자 정책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국가직 전환이란 개혁 수준의 변화는 오롯이 국민의 신뢰와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고 우리 사회의 안전이 더욱 견고해지는 성과를 거두고자 재난대응 역량 강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도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국가직 전환 1년을 맞아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이 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가슴 속 깊이 새겨본다.
이상규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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