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탄소중립 사회에서 되살아난 시화호의 가치

정부는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탄소중립이란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전지구적인 탄소중립 움직임 속에서 시화호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1994년 방조제 최종 물막이 공사가 완공되면서 여의도 면적의 20배에 이르는 시화호가 탄생하게 됐다. 그러나 시화호 생성 후 급속한 도시화 및 산업화와 환경기초시설 미비 등으로 각종 생활하수와 공장폐수가 유입, 시화호 수질은 급속히 악화됐다. 결국 시화호는 ‘죽음의 호수’로 불리는 오명을 얻게 됐다.

시화호 수질개선을 위해 K-water는 1996년부터 정부 및 지자체와 공동으로 하수처리장 신·증설, 인공습지 조성, 하수관거 정비 등의 저감대책이 포함된 ‘시화호 수질개선대책’을 추진 해왔다. 1997~1998년 배수갑문을 통한 해수 유통을 시행해 수질 개선 효과를 검증한 데 이어 2001년 시화호 이용계획을 해수호로 전환했다. 또한, 민·관 합동 거버넌스인 ‘시화지구 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구성, 시화호의 수질개선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왔다. 2004년 10월에는 ‘환경개선 특별대책 로드맵’ 추진을 결정해 수질오염 배출업체 전수조사, 오염 퇴적도 준설, 생태하천 조성 등의 수질 개선사업을 현재까지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시화호의 수질은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기준으로 1997년 17.4ppm에서 방조제 건설 이전 수준인 2~3ppm까지 개선됐다. 수질이 개선된 갯벌에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면서 갯벌 생물을 먹이원으로 하는 철새들이 증가하는 등 생태계가 빠르게 회복됐다. 갯벌을 포함한 자연생태의 복원은 탄소흡수 기능 강화로 연결된다. 되살아난 시화호가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갯벌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숲의 약 50배 수준이라고 한다.

시화호 종합관리 계획의 일환으로 K-water가 시화방조제에 건설한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는 연간 552GWh의 신재생에너지를 생산, 온실가스를 연간 31만t 감축하는 것 같은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조력발전과 함께 풍력, 태양광발전을 실시해 연간 3만575t의 부가적인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얻고 있다.

이처럼 되살아난 시화호는 자연 생태적 가치뿐 아니라 조력발전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해 탄소중립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시화호가 ‘죽음의 호수’에서 ‘탄소흡수원’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시화지구가 대한민국 탄소중립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그날을 기대하며 K-water는 앞으로도 시화호를 비롯한 시화지구 환경 개선 및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해 전지구적 탄소중립 노력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박영오 K-water 시화사업본부 환경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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