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입법 이달중 처리 물건너갔다

LH 땅투기 의혹 ‘불똥’… 2·4 공급대책 추진 급제동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 상정 물거품

▲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각 지역 대표자와 주민들이 3기 신도시 공공주택지구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각 지역 대표자와 주민들이 3기 신도시 공공주택지구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정부의 2·4 공급대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와 국회에 따르면 2·4 공급 대책의 핵심 내용을 추진하기 위한 후속 입법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당정은 당초 3월 중에 후속 법안을 통과시키고 시행령 개정 등 준비를 거쳐 6월 전에는 시행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들 법안은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정도 되지 못했다.

2·4 대책 중 역세권이나 준공업지역, 저층 주거지 등의 고밀개발을 추진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과 LH 등이 사업을 직접 이끄는 ‘공공기관 직접시행 정비사업’, 도시재생에 정비사업을 가미한 ‘주거재생 혁신지구 사업’ 등은 도심에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핵심 방안이다.

당정은 2·4 대책을 내놓고 20여일 만에 이들 사업의 근거가 되는 ‘공공주택특별법’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법안이 국회에 접수만 됐을 뿐, 법안소위 회부 등 본격적인 논의를 위한 시작 절차인 상정도 안 됐다는 것이다.

2·4 대책에서 제시된 이들 사업은 LH 등 공공기관의 주도적 참여를 전제로 용적률 등 도시계획 규제를 풀어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민간이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공공기관이 풀어줌으로써 그동안 개발사업이 추진되지 못한 곳에서 사업을 굴러가게 해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LH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이어서 LH가 주도하는 개발 방식을 설득할 명분도 적어진 상황이다.

이와 함께 2·4 대책의 일부이기도 하면서 정부 주택 공급대책의 핵심 내용이자 가장 구체적인 내용인 3기 신도시 조성 사업도 일정부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우선 가장 큰 반응을 얻은 광명ㆍ시흥 신도시가 LH 직원들의 투기로 얼룩져 백지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신도시 원주민에 대해선 부동산 투기 방지대책이라는 명목으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LH 직원들은 사전에 개발정보를 빼돌려 100억원대 땅 투기를 했다”라며 “3기 신도시를 백지화하고 현재 진행 중인 신도시 수용·보상 절차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LH 사태로 정책의 신뢰성에 큰 상처가 난 상황이지만 일은 예정대로 해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2·4 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되찾는 듯했는데 뜻밖의 악재가 나와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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