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불안해 살 수가 없습니다”
3일 오전 11시께 동두천시 생연동 중앙시장 인근 중앙공원 선별검사소에서 만난 A씨(61)는 길게 늘어선 줄 끝에서 검사를 기다리면서 연신 하늘만 보고 있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다른 시민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동두천에선 지난 1~2일 외국인을 포함해 모두 105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지역사회가 수심에 잠겼다.
지난해 말 기준 인구 9만4천여명을 감안하면 시민을 불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시 방역당국 관계자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진행한 외국인 전수검사 결과, 확진율이 62%에 이른다”고 밝혔다.
특히 이 기간 내ㆍ외국인 750명을 검사한 결과 105명이 확진됐고, 이 중 외국인은 96명이다.
이 때문에 동두천지역 선별검사소 4곳에는 검사를 받으려는 행렬이 오전부터 길게 이어지고 있었으며, 행렬 속에는 외국인과 그의 자녀들도 눈에 띄었다.
선별검사소에서 만난 나이지리아 출신 근로자 B씨는 “상당수 외국인이 불법체류 신분이어서 검사를 꺼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보산동 곳곳에는 ‘코로나19 무료검사 가능’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선별검사소 인근 재래시장은 인적이 뚝 끊겼다.
생연동 중앙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C씨(74ㆍ여)는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도 무섭지만, 며칠째 손님들이 오지 않는 것도 걱정된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음식문화의 거리도 발길이 끊어졌고,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보산동 외국인 관광특구도 썰렁했다.
시는 지난달 22일부터 인근 지자체에서 외국인 근로자 감염이 확산하자 지역 내 등록 외국인 3천966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진행 중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를 대상으로 진단검사조치 행정명령도 내렸다.
한편 이용구 법무차관은 이날 동두천시를 긴급 방문, 대책회의를 열어 방역대책을 논의한 뒤 “코로나 방역에는 국적도 국경도 없다. 방역과 관련한 국적자 정보를 불이익을 주는 자료로 활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동두천=송진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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