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반 대타ㆍ대주자 상황 후 안정적 수비 기여…타력과 주루 능력도 겸비한 ‘만능맨’
프로야구에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존재는 소중하다. 경기 후반부 대타와 대주자 기용 이후 주전들이 빠질 경우 이들이 안정적인 수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입되기 때문이다.
올해 KT 위즈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로는 외야수 송민섭(29), 내야수 천성호(23), SK 와이번스는 내ㆍ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오태곤(29)과 유서준(25)이 꼽힌다.
외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송민섭은 지난 2013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창단 준비를 앞둔 KT의 트라이아웃에 응시해 입단했다. 당시 트라이아웃을 통해 입단한 22명 중 유일하게 현역으로 남아있다.
송민섭의 장기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덕목인 수비와 주루 외에도 타석에서의 끈질김이다. 지난해 타석당 투구수는 3.86개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과 비교해도 리그 30위권 안에 드는 수치다. 정교함과 힘은 떨어져도 팀 플레이에 강점이 있다는 평이다.
내야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한 천성호도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2번 지명을 받고 KT에 입단했다. 당시 대졸 선수 중 가장 먼저 프로에 지명받아 그에 대한 KT의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천성호는 지난해 66경기에 나서 188.2이닝을 소화했다. 이 중 2루수로 108.2이닝, 3루수로 61.1이닝을 소화했다. 올해는 비슷한 유형인 박승욱과 강민국을 제치고 부산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올해 30대 후반인 주전 2루수 박경수와 수비 부담이 많은 3루수 황재균의 체력 안배가 필요할 경우 가장 먼저 선택받을 자원이다.
SK도 올 시즌 한 방을 갖춘 오태곤, 주루와 수비에 강점이 있는 유서준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오태곤은 지난 시즌 도중 SK로 이적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임에도 2할 후반대의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칠수 있는 타력이 강점이다. 과거 유격수로 뛴 경험을 살려 지난해 1ㆍ3루수와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대타와 대수비로서 경기 후반부에 빛을 발하는 고마운 존재다.
유서준도 올 시즌 팀의 대수비ㆍ주자 1순위로 꼽힌다. 지난해 2루수, 3루수, 유격수, 중견수, 우익수 등 5개 포지션을 소화했다. 주전 유격수로 낙점받은 박성한에게 변수가 생기면 그 자리를 메울 가능성이 높다. 안정된 수비로 자리를 잡으면 타격도 살아날 전망이다.
최근 각 팀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KT와 SK의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이 올해 어떤 활약을 보일지 기대가 된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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