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4.미리내마술극단 "온라인으로 관객과 소통"

미리내마술극단 온라인 마술공연

“코로나19로 예술 활동을 그만두는 것은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꾸준히 찾고 있습니다.”

31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미리내마술극단의 은하수홀 공연장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극단은 평일에는 연간 40여곳의 초ㆍ중ㆍ고교를 찾아가 마술공연과 함께 자살예방교육, 성교육, 인권교육 등 청소년 비교과 교육 활동을 진행했으며 주말은 가족을 위한 <어린이 마술쇼>를 진행했었다. 이외에도 기업과 공공기관, 공연장 등을 다니며 연간 200여회의 마술공연을 이어왔다.

▲ 미리내마술극단의 '온라인 토크 매직쇼'
미리내마술극단의 '온라인 토크 매직쇼'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이후 극단 공연장의 문을 연 것은 10회에 그친다. 관객 석은 10분의 1 정도만 채워졌다. 공연에 쓰이는 비둘기 10여마리의 새장 문도 잠긴지 오래전이다. 마술 강의를 진행했던 곳은 어느새 불 꺼진 창고가 됐다.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예정된 4개국 해외투어는 취소됐고, 공연의 티켓을 환불해주는 것은 일상이 됐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미리내마술극단이 찾은 관객과의 소통법은 온라인 공연이다. 지난해 3월을 시작으로 <온라인 토크 매직쇼>, <자살ㆍ흡연 예방 마술> 등 15개의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었다.

극단은 ‘보이는 라디오’ 형식으로 <온라인 토크 매직쇼>를 진행 중이다. 마술사와 배우가 진행을 맡았으며 관객의 사연을 받고 퀴즈를 진행한다. 퀴즈와 사연 사이사이에는 영상을 보고 따라할 수 있는 간단한 마술 공연을 보여준다. 또 직접 제작한 교육용 마술 도구를 활용한 마술 공연과 함께 청소년 비교과 교육을 진행한다.

▲ 미리내마술극단이 온라인 마술공연 영상 제작 중이다
미리내마술극단이 코로나19 상황으로 공연이 중단되자 온라인 마술공연 영상을 제작 중이다

이외에도 대면으로 진행되지 못한 학교 축제를 대신해 학생들에게 공연 영상을 받아 보여주며 실시간으로 학생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했다.

극단은 올해 역시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마술공연과 학교 행사, 마술을 통한 청소년 비교과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정희 미리내마술극단 대표는 “지난해 온라인 콘텐츠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며 “싱어송라이터와 래퍼 등 그동안 마술공연과 함께 진행하지 않았던 다른 종목의 예술가들과 콜라보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온라인 콘텐츠 시청자를 대상으로 그동안 어떤 콘텐츠를 접했는지, 어떤 콘텐츠에 흥미를 느끼는지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설문조사는 추후 새로운 온라인 공연 콘텐츠를 만드는 데 기본 자료 사용될 계획이다.

조정희 미리내마술극단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장소에 상관없이 공연을 봐주는 관객이 있기 때문에 마술 공연 활동을 이어나간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마술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우리가 가진 재능을 공연과 콘텐츠로 계속 풀어나갈 예정이다”라며 “장소와 환경에 크게 상관없이 마술에 관심을 가져주고 공연을 봐주는 관객이 있는 것이 활동을 계속해 나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 미리내마술극단이 학생들에게 공연 영상을 받아 학교 축제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미리내마술극단이 학생들에게 공연 영상을 받아 학교 축제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김은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