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화재 없는 안전한 겨울나기, 작은 관심으로부터

지난해 말부터 한반도에 들이닥친 북극발 한파가 무척 매섭다. 북풍한설(北風寒雪)의 날씨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겨울철은 추위에 따른 난방용품 사용 급증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화재 발생 요인이 매우 높아지는 계절이다. 광명소방서 화재 통계에 따르면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42건의 화재로 2명의 부상자와 1억1천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그중 실화(부주의)가 38건으로 원인의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해마다 소방서에선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하고 다음해 2월까지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진행, 화재 예방 분위기 조성과 활동에 힘쓰는 중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계속되고 있다. 재난을 줄이고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시민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첫째, 119(1가정, 1대 이상 소화기ㆍ감지기 9비)를 숙지하자. 특히 일반주택은 119 실천이 중요한데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초기 화재 진압과 인명 대피에 절대적 역할을 한다. 꼭 구비 하도록 하자.

둘째, 난방기구 사용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안전 인증을 받았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구매해야 하며, 전기 사용 제품이 많아서 오래 켜두거나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 등은 절대 금물이다. 난로는 사용 중 쓰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타기 쉬운 물품과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셋째, 소방차량 출동 시 좌·우측 길 터주기를 생활화하고 협소한 골목길에서의 불법주차, 아파트 단지 내 소방차 전용구획선 준수, 소방용수시설 주변 5m 이내 주ㆍ정차를 하지 말아야 한다.

화재나 구급 상황 발생 시 초기 골든타임 5분이 매우 중요하다. 화재는 5분 이후부터 급격하게 번져 인명과 재산 피해가 커지게 되고, 구급은 심정지 경우 4~6분 이내에 처치를 받지 못하면 장기 손상이 시작된다.

넷째, 소방시설이 상시 작동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옥내소화전, 스프링클러와 같은 수계(水系)시설은 동파되기 쉽고, 자동화재탐지설비 등 경보시설도 추위에 오작동이 자주 발생한다.

소방시설 임의정지, 폐쇄, 잠근 행위를 했을 때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 실패 및 다수 인명 피해 우려가 커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편할 때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으면 실패하고 나서 뉘우친다.’라는 옛말이 있다. 화재 예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거창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관심을 두고 주의를 기울인다면 화재로부터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코로나19도 하루빨리 종식돼 마스크를 벗고 건강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길 바라본다.

박정훈 광명소방서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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