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투수 쿠에바스, 팀 외국인 투수 최장수 시즌 도전

‘外人 투수 잔혹사는 이제 그만’…칼날 제구로 3번째 시즌 맞이

▲ KT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 제공

호세와 가르시아(롯데), 우즈, 니퍼트(이상 두산), 현대와 넥센(키움 전신)의 브룸바, 밴 헤켄 등은 뛰어난 기량과 구단에 대한 애정, 한국 야구에 대한 존중으로 장수한 외국인 선수였다.

KT 위즈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0)도 구단 역대 외국인 투수 최장수 시즌을 앞두고 있다.

더욱이 KT는 쿠에바스의 입단을 기점으로 창단 초기부터 KT를 울린 ‘외국인 투수 잔혹사’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쿠에바스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08년 7월 미국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와 아마추어 FA 계약을 맺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마이너리그 5~6개 레벨을 거치는 동안 안정적인 제구력을 꾸준히 선보여 2016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쿠에바스는 마이너리그에서는 꾸준히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질 못했다.

이에 그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KT에 입단해 아시아 야구에 도전했다. 그가 미국 무대에서도 인정받은 강점인 제구력은 평균구속 142~143㎞대 속구와 컷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 조합과 어우러져 KBO리그서는 기교와 힘을 동시에 갖춘 투수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특히 쿠에바스는 최고구속 160㎞를 자랑하는 강속구 투수 라울 알칸타라(일본 한신)와 함께 한국무대 첫 해부터 팀의 원투펀치로 자리했다. 시즌 13승을 거둬 과거 기량 미달로 KT 팬들을 울게 한 어윈, 저마노, 피노, 마리몬 등의 ‘흑역사’를 단절시켰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KT는 쿠바 출신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의 영입을 위해 쿠에바스와 알칸타라 중 한 명만 선택해야 했다. 구단의 선택은 보다 안정적인 제구력과 이닝 소화에 강점을 보인 쿠에바스였다.

그는 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지난해에도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며 KT의 창단 첫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두산을 상대로 이틀 휴식 후 등판해 8이닝 1실점 호투로 팀의 가을야구 첫 승리를 선물했다.

올해 쿠에바스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KT 마운드를 지킨 좌완 피어밴드를 넘어서 구단 역대 최장수 외국인 투수로 거듭날 예정이다. 당시 피어밴드가 넥센서 밴 헤켄의 영입으로 시즌 중반 KT에 입단한 점을 고려하면 그를 향한 KT 팬들의 시선이 애틋할 수 밖에 없다.

쿠에바스가 역대 한국을 거쳐간 장수 외국인 선수들 이상으로 사랑받는 존재로 거듭날 수 있을지 올해 활약이 기대된다.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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