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4대 핵강국으로 가는 북한

북한이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은 4대 핵 강국의 길로 들어섰다. 새해 벽두에 열린 노동당 8차 당 대회에서 당 총비서로 등극한 김정은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의 완전무결한 방패를 구축했다”고 선언했다. 이어서 보란 듯이 자정 열병식으로 통해 지난해 10월 심야열병식에서 선보인 ‘북극성-4ㅅ(시옷)’ 미사일보다 더 진화한 ‘북극성-5ㅅ’ 미사일을 위력시위했다.

현재 세계에서 공식적인 핵보유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5개국(P5)이다. 이 중에서도 ‘대륙간탄도탄미사일(ICBM)’과 ‘다탄두ICBM(MIRV)’ 및 전략핵잠(SSBN)을 갖춘 핵 강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 3개국이다. 그런데 북한이 이들에 이어 4대 핵 강국의 길로 들어설 것임을 강력하게 공표한 것이다.

실제로 북한의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는 하루가 다르게 날로 진화하고 있다. 북한은 2017년 11월 화성-15형 ICBM을 발사한 후 핵보유국임을 선언했다. 그 후 겉으론 비핵화 협상을 하는 척하면서 3년이 지난 지난해 10월 심야열병식에서 2~3발 장착형 MIRV로 보이는 세계 최대의 괴물 다탄두 ICBM을 선보였다.

북한은 2019년 말 김정은의 공언대로 ‘세상이 깜짝 놀랄 전략무기’를 시현하고 있다. 지난 14일 심야 열병식에는 길이와 직경이 더 커진 북극성-5ㅅ형 다탄두 SLBM을 선보였다. 김정은은 직접 핵추진잠수함 설계가 끝나고 곧 건조에 착수할 것임을 천명했다. 북한은 최대 5천~6천t급 핵추진잠수함에서 3~10발의 SLBM을 탑재한 전략핵잠(SSBN)을 만들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ICBM, MIRV, SSBN 뿐만이 아니다. 북한은 미(美) 항모전단의 작전을 방해하고 사드(THAAD)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는 극초음속 미사일과 단숨에 남한 전역을 초토화할 전술핵무기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600㎜ 초대형 방사포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이 무기들의 전략전술적 운용을 위한 군사정찰위성과 남한 전 지역을 정찰할 수 있는 500㎞ 작전반경의 무인정찰기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개발됐거나 개발되려는 북한의 무기체계를 볼 때 북한의 국가 및 군사전략은 명약관화하다. 유사시 전략핵무기로 미국의 한반도 증원을 방해 및 차단하면서 전술핵 등으로 일거에 남한 전 지역을 석권하려는 것이다. 사실은 남한 석권은 북한이 보유한 세계 3위의 화생무기로도 충분하다. 북한은 이번 8차 당 대회에서 ‘강력한 국방력에 의한 조국 통일’을 헌법보다 상위규범인 당규약에 명시했다.

북한이 4대 핵 강국으로 가면서 미국을 위협하고 한방에 우리를 싹쓸이하는 무서운 전략무기를 개발하는데도 우리는 이를 막을 한미연합훈련마저 사전 북한과 협의해야 한다는 것이 국군통수권자의 인식이다. 한국판 송양지인(宋襄之仁)이 아닐 수 없다.

김기호 둘하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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