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타점에 감각 뛰어난 미완의 원석…1~2년 몸 만들면 큰 성장할 재목
“제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 만큼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 한국 남자배구 발전에 기여하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경희대학교 수시모집에 합격한 국내 최장신 배구선수 조진석(19ㆍ벌교상고 졸업예정)은 “어렵게 합격해 배구를 계속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만약 합격을 못했다면 다른 일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할 수 있게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순천 대석초교 4학년 때 큰 키 때문에 배구에 입문한 이후, 매년 10㎝이상 키가 자라면서 팔마중 2학년 때 이미 2m를 넘어섰다. 215㎝인 조진석은 188㎝의 김찬호 경희대 감독이 왜소하게 보일 정도로 높이를 자랑한다.
배구를 시작하면서 줄곧 센터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그는 제자리에서 손을 뻗어도 3m 높이의 철옹성 블로킹벽을 구축할 수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고교 1학년 때 유스대표를 지낸 뒤 2,3학년 때는 주니어대표로 발탁됐다.
큰 신장 덕분에 높은 타점에서 공을 다루고 상대의 공격을 쉽게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춘 반면, 느린 스피드와 약한 점프력이 단점이다.
김찬호 경희대 감독은 “진석이는 아직 가공되지 않은 원석(原石)과도 같다. 배구 감각과 전술 이해도가 뛰어나지만 큰 신장으로 인해 100% 마음 먹은대로 몸이 따라가기가 어렵다”면서 “당장 이번 겨울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비롯한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1~2년동안 몸을 만들어 간다면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2017년 프로배구 OK금융그룹에 입단한 손주형(204㎝)을 키웠던 경험을 들려주면서 “선수는 물론 지도자 입장에서 기다리고 인내하며 장기 계획을 갖고 키워야 한다”며 “계획대로만 된다면 우리 남자배구가 국제 경쟁력에서 뒤지는 원인인 센터 블로킹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김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조진석은 다른 대학들의 영입 제의를 뿌리치고 경희대를 선택한 것에 대해 “웨이트트레이닝 시설과 재활훈련 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면서 “빠르면서도 노련하게 공ㆍ수 활약을 펼치는 김규민(상무) 선배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학에서 잘 훈련해 1차 목표인 프로팀 진출에 이어, 기필코 태극마크를 달고 국위를 선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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