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경험의 국내 최장신 선수…강을준 감독 맞춤 훈련 주효
“위디가 오늘처럼만 해준다면 마음 편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계속 이렇게 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강을준(55) 감독이 지난 30일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 후 외국인선수 제프 위디(30ㆍ211㎝)의 경기력을 두고 한 말이다.
미국 대학농구 ‘명문’ 캔자스대학 출신인 위디는 미국프로농구(NBA) 경험 또한 갖춘 선수로, 올 시즌 남자 프로농구(KBL)에서 뛰고 있는 선수 가운데 최장신이다.
오리온에 합류할 때부터 기대치가 높았지만, 지난 9월 열린 KBL컵대회서 발목을 다친 뒤 최근까지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해 강 감독을 고민에 빠뜨렸다.
강 감독은 최근까지 위디의 교체 여부를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교체를 해도 더 나은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 위디는 늘 강 감독에겐 ‘아픈 손가락’이었다.
위디에게 KBL 무대 적응 시간이 필요했던 걸까. 지난 12월 26일 인천 전자랜드전서 ‘더블더블(11득점ㆍ13리바운드)’을 기록한 위디는 나흘 뒤 열린 서울 삼성과의 경기서 팀 내 최다인 18득점과 9개의 리바운드, 4개의 블록슛을 기록하면서 오리온의 골 밑을 든든히 지켜 86대65 대승에 앞장섰다.
위디가 큰 신장에서 나오는 공격과 탁월한 골 밑 장악력을 잇따라 코트에서 보여주면서 오리온의 전력이 살아나 단독 2위에 오르는 등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위디의 활약 속에는 강 감독의 ‘맞춤형 특별 훈련’이 주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 감독은 위디에게 상대 선수와 접촉 중일 때, 작은 선수가 앞에 있는 상황에서 공을 소유했을 때 등 다양한 공격 상황을 대비해 큰 신장을 이용해 골을 많이 넣을 수 있도록 지도했다.
이와 관련 위디는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동료들과 서로 호흡을 맞추는 데 시간이 좀 걸린 것 같다. 지금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라며 “경기를 치를수록 서로 이해하게 되고, 팀에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부진한 경기 때 답답함을 호소하시는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항상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살아난 위디의 활약에 동력을 얻은 오리온이 새해에도 시너지 효과를 누리며 상승세를 이어갈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김경수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