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렬 의정부 KB손보 감독 “선수들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

얼음 계곡 입수 이어 산타복장 선물 나눠주고, 100일 10㎏ 감량 약속도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이 성탄절을 맞아 선수단에게 선물을 주고 있는 모습. KB손해보험 유투브 캡처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이 성탄절을 맞아 선수단에게 선물을 주고 있는 모습. KB손해보험 유투브 캡처

“선수단에 동기부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할 생각입니다.”

2020-2021시즌부터 남자 프로배구 의정부 KB손해보험의 지휘봉을 잡은 이상렬(54) 감독이 선수단과 ‘낮은 자세’로 소통하며 잇따른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어 화제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1일 산타클로스로 변신한 이 감독이 의정부체육관에서 훈련을 마치고 퇴근하는 선수들에게 선물을 주는 영상을 성탄절인 25일 공개했다.

이 감독에게 뜻깊은 성탄 선물을 받은 KB손해보험은 지난 22일 수원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승리했고, 분위기를 이어 나흘 뒤 안산 OK금융그룹 마저 꺾으면서 3연패 뒤 2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배구 전문가들은 지난 2005년 프로배구 V리그가 출범 이래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한 KB손해보험이 이번 시즌 개막 이후 계속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19세 말리 폭격기’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의 활약도 분명 있지만, 그보다 이 감독의 ‘다가가는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이 감독은 지난 4월 취임 당시 “선수 시절 뛰던 친정팀에서 첫 프로 감독을 맡게 돼 영광이다.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장 안팎서 스스로 문제점을 생각하고 찾아 자신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라며 “선수들이 자유롭게 즐기는 배구를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라고 밝혔었다.

 

이상렬 KB손보 감독 계곡 입수 당시 모습. KB손해보험 SNS 캡처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 계곡 입수 당시 모습. KB손해보험 SNS 캡처

취임 당시부터 선수단과의 ‘소통’을 강조한 이 감독은 지난 12일 인천 대한항공에 패해 연패를 당한 뒤 기자회견에서 ‘강원도 인제에서 얼음 깨고 입수하면 팀 분위기가 달라질까요’라고 언급한 바 있다. 농담으로 여겨졌던 그의 말은 진심이었고, 다음날 이 감독은 추운 날씨 속에 직접 강원도 인제의 한 계곡을 찾아 입수했다.

패배 의식을 떨치고, 계속 잘하라는 동기부여를 제공하기 위해 차가운 계곡 물에 몸을 던진 이 감독의 각오는 KB손해보험 선수단의 마음을 움직였고, 선수들은 코트 위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이 감독의 메시지에 승리로 보답했다.

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이 감독은 최근 입수에 이어 ‘100일 내 체중 10㎏ 감량 공약’을 들고 나서 선수단을 독려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이 감독의 기를 받은 KB손해보험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어떤 경기력으로 화답해 나갈지 기대가 된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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