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의정24시-의정MIC] 교육위원회 임지훈 시의원 “코로나 수능, 또 한 번의 기적”

▲ 임지훈 대표 프로필 사진
임지훈 대표 프로필 사진

코로나19가 겨울 혹한기를 맞아 또다시 확산기류다. 전 세계 사망자가 벌써 160만 명을 넘어섰다는 비보다. 한국도 1년 만에 하루 확진자 1천명대를 넘어서고 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이 비극의 전염병은 도대체 언제 사라질 수 있을까.

비온 뒤에 땅은 더욱 굳어지기 마련이다. 비록 1년이 넘게 코로나 트라우마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각본 없는 기적의 드라마를 써왔다. 일명 ‘K-방역’이라는 초유의 협력시스템을 통해 한국인만의 동방의 등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지난 3일 치러진 코로나 수능이 또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미국 CNN은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치러진 대한민국의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 ‘놀랄 만하다(Remarkable)’는 찬사를 보냈다. CNN은 약 50만 명에 달하는 한국 학생들이 수능을 본다고 전했다. 한국은 수능 당일 비행기 이착륙을 막는 등 극단적인 방역조치를 취했고 한국이 코로나 펜데믹 속에서도 수능을 치른다는 건 놀라운 일이고 했다. 미국과 영국이 각각 SAT와 에이레벨(A-LEVEL)을 취소한 사례와 비교된다고 했다.

특히 이번 수능 시험장 방역은 학생들을 긴장하게 할 정도로 엄격했다. 수험생은 모두가 시험실 입실 전 체온 측정을 거쳐야 했다. 시험 당일 37.5도 이상 발열, 기침 등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수험장에는 마스크 착용과 방호복 착용, 플라스틱 칸막이, 거리두기, 개인용품 지참 등 많은 요구사항이 뒤따랐다.

수험장 감독관은 중등교사의 자발적 지원을 통해 선발했다. 대다수의 감독관이 중등교사였고 장학사와 교육부 공무원도 참여했다. 확진 유증상자 감독관들은 고글, 마스크, 장갑 등을 착용했다. 레벨 D 방호복도 입어야 했다. 감독관들은 해당 보호 장구들을 입은 채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식사하는 것 자체를 모두 금지했다. 시험 이후 코로나 진단검사도 받아야 했다.

학부모들은 코로나 수능에 1개월 전부터 아이가 코로나 유증상자나 의심환자에 걸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밤을 꼬박 새우며 공부를 뒷바라지했고 친인척 모임조차 참석하지 않았다. 수능 당일에는 추위에 떨며 오직 기도와 명상을 이어갔다. 수능이 끝나고 학생들과 부둥켜안고 눈물까지 보이기도 했다.

마치 혹한기속에서도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의 기나긴 행군대열처럼 코로나 수능의 대장정은 무사히 끝났다. 코로나 수능을 위해 수개월 전부터 방역시스템을 마련한 교육부,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 인사 전한다. 무엇보다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수능을 치러낸 학생들의 용기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어느 학부모가 딸아이에게 보낸 응원의 편지를 소개하려 한다.

“매일 잠들기 전 코로나 블루로 지쳐있는 아이에게 ‘이제 거의 다 왔어...조금만 더 힘내자’ 라며 버릇처럼 씨알도 안 먹힐 진부한 침묵의 응원을 보낸다. 바위틈에 피어난 여린 꽃처럼 미증유의 역경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버텨내면서 하나하나를 이뤄내고 있는 딸아이가 내게는 영화 속 그 어느 히어로보다도 대단해보인다. 원망과 좌절은 어느새 희망과 결실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코로나 전쟁 속 다치고 쓰러져도 다시 털고 일어나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우리는 모두 바위틈을 비집고 피어난 한 떨기 꽃처럼 놀라운 존재다.”

임지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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