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술에 대한 경각심으로 연말 건강하게 보내야

▲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주연 원장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주연 원장

심각한 코로나19 확산세로 레스토랑, 술집 등의 이용과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제한되자 집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에 와인을 마시며 함께 연말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이 같은 홈파티문화가 코로나19 감염위험을 높이며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성인남녀 919명을 대상으로 올해 크리스마스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집콕(22%)’, ‘가족과 홈파티(18.2%)’, ‘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들기(13.1%)’, ‘기념 요리(10.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에는 주로 집에서 머물며 연말 분위기를 느끼겠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각종 소셜미디어(SNS)에는 ‘홈파티’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집을 꾸미고 와인과 파스타, 빵 등이 차려진 식탁 앞에서 파티를 즐기는 인증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홈파티 음식, 홈파티 용품, 홈파티 룩 등 태그를 걸어 홈파티를 즐기기 위한 다양한 정보도 공유한다.

코로나19가 길어지자 홈술의 영역이 크리스마스 파티, 송년회 등 각종 송년 모임으로 확대돼 연말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특히 홈파티에서 연말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와인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편안한 집에서 들뜬 기분에 마시는 술은 자제가 어려워 주의가 필요하다.

와인을 과도하게 마시면 다음날 극심한 숙취에 시달릴 수 있다. 술을 마시면 몸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독성 물질인 아세트 알데하이드가 생성되는데, 그 농도가 짙을수록 숙취가 심해진다. 그런데 와인은 발효되는 과정에서 이미 아세트 알데하이드가 생성되고 불순물도 많이 발생해 과음하면 더 도수가 높은 소주나 보드카보다 취기가 오래가고 숙취도 심하다.

특히 올해 크리스마스는 연휴인 탓에 다음날에 대한 부담이 없는데다 코로나19로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함께 마무리한다는 의미까지 더해져 과도하게 술을 마시기 쉽다. 의식적으로 본인의 음주상태를 체크하며 적정량의 술을 마셔야 과음이나 폭음 등을 막을 수 있고 숙취도 줄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표준잔(각 주종에 맞는 술잔, 1표준잔에 함유된 알코올의 양은 10g)을 기준으로 성인 남성은 하루 4잔 이하(알코올 40g), 여성은 2잔 이하(알코올 20g) 섭취를 저위험 음주로 규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술에 취하면 감염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지므로 가능한 한 취하도록 마시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가까운 사람과 함께하는 홈파티일지라도 감염 예방을 위해 절대 잔을 함께 사용하지 않고, 안주는 개인별 접시를 이용해 따로 덜어 먹는 등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음주가 감염 위험을 높이고 건강을 해치는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부디 술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 모두가 건강하고 즐거운 연말을 보내길 바란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주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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