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러시아 시장, 유가와 루블화에 관심 가져야

미국 ‘바이든 시대’에는 국제유가가 오르고 달러화는 약세가 될 것이라는 것이 많은 경제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런 분석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코로나19로 무너진 미국경기부양에 돌입하면 원자재인 석유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오르게 되고, 이미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에 달러 공급이 더해져 달러화는 약세를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미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달러화의 약세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원화를 비롯해 많은 국가들의 달러대비 자국 통화가치가 올랐다. 러시아도 예외가 아니어서 한때 달러당 80.55루블까지 떨어졌던 루블화가 지금은 73루블로 상승했는데, 아직도 연초 61루블과 대비해 볼 때 20%가 낮아 향후 얼마만큼의 루블화 절상이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러시아 경제흐름의 동맥인 석유가격도 배럴당 50불에 육박하고 있다. 석유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선 바이든 정부가 이란과의 핵협상을 재개해 타협하게 된다면 다시 공급과잉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루블화 변동에 70~80% 영향을 주는 석유가격을 러시아 정부로써도 통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최근 러시아는 코로나 백신 개발로 경제 활성화의 기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루블화 가치를 상승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에 수출을 고려하는 우리기업들은 유가와 루블화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수출금액이 클 경우 루블화 변동성의 대비하여 계약조건 및 가격정책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고 보험 등 회피의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만 대다수 소규모 중소수출기업들은 이러한 대응력을 갖기가 쉽지 않기에 루블화의 가치가 상승하여 바이어들의 구매력이 좋아지는 시기를 선별, 제품 판매나 계약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납기를 최대한 단축시켜 환리스크를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러시아연방(CIS) 수출이 77.7억불로 이중 30.4%인 23.6억불이 중소기업수출이다. 국가별 중소기업 수출비율이 평균 18.6%인 것을 감안할 때 러시아는 월등히 높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로 올해 내내 러시아 수출이 어려웠지만 루블화 가치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향후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지금이야말로 러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갖을 때다. 현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장기간의 마케팅이 필요한 시장특성을 고려하여 우리기업이 경쟁력 있는 건강제품. 화장품. 생활용품 및 식품을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러시아 시장 진출의 문을 두드려 볼 타이밍이다.

이계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글로벌통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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