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으로서 성남시에 대해 자랑할 것은 넘쳐나지만, 그중에서도 탁월하다고 자부하는 것은 사통팔달의 교통 시스템이다. 인구는 94만명이지만 실제 하루 유동인구는 260만명에 달한다.
이를 소화해내고자 버스 준공영제의 7개 노선을 포함한 60개 지역 노선, 107개 경유노선, 42개 마을버스 노선과 4개 라인이 관통하는 지하철, 전국 각지로 통하는 성남종합버스터미널 등 성남은 그야말로 ‘교통의 요지’로서 자격이 충분하다.
또 시에선 성남도시철도 1ㆍ2호선과 위례신도시에 트램을 건설함으로써 교통수요를 충족하고 쾌적한 이동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도로 위를 달리는 트램은 교차로 우선 신호를 받는다는 점에서 지하철과 유사한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하철과 버스 등 주력 교통수단의 보조수단 역할도 수행하며 여러 대중교통수단의 상호 지선 역할도 한다.
여기에 지하철(1㎞당 1천~1천300억원)이나 경전철(1㎞당 350~500억원)보다 건설 비용이 1km 기준 220~250억원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지면을 통해 이동하므로 시민들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음에 따라 정류장에 판교콘텐츠거리, 백현마이스(MICE), 의료관광 콘텐츠 등 특색 있는 테마를 조성하면 관광자원으로의 활용도 가능하다. 게다가 전기로 운행하기 때문에 친환경 정책에도 맞는다.
그동안 시는 지난해 11월 ‘성남도시철도 현행과 및 타당성조사 용역’을 발주해 2호선 사업의 예비타당성 수행에 만전을 기했다.
하지만 최근 중간점검 성격인 기획재정부 주관 2차 점검회의에서 경제성이 한참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
하루 평균 이용 인원이 9만명 이상으로 높게 산정됐음에도 이러한 원인은 도로교통법상 트램은 전용차로로만 운행이 가능한데 이 특성을 반영한 예비타당성조사 지침이 없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예비타당성조사는 기존 철도의 경제성 분석방법을 그대로 트램 사업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 앞서 언급한 트램의 파급 효과로 볼 때 단순 이용 인원으로 본 경제성뿐 아니라 편의성과 관광자원으로의 이용 가능성, 친환경성까지 고려해 다각도로 정확하게 타당성을 끌어내야 한다.
지난해 5월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상 성남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경제성이 0.94였다. 경기도 내 지자체 7곳에서 추진하는 트램 사업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해당 계획노선이 통과하는 지역은 약 1만3천개의 기업, 6만5천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판교테크노밸리를 품고 있다.
만약 2호선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전국 각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트램은 좌초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따라 트램 사업을 추진 중인 전국의 지자체 10곳과 공동대응을 모색 중이다. 또 국토부, 기획재정부와 함께 혼용차로 운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을 위한 추진 방향을 내년 1월까지 마련코자 한다.
도시의 교통시스템은 인체에서의 혈관과도 같기에 그 혈관을 좀 더 촘촘하고 단단하게, 그리고 막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트램의 성격을 반영한 새로운 지침을 도입하고,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트램에도 뉴노멀이 필요하다는 관심을 모아주길 당부드린다.
은수미 성남시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