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 주변의 산은 벌건 민둥산이 많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녹화신화를 이뤄내며 풍성해졌다. 온 국민이 식목에 힘을 모은 것이 성공 요인이었고 자급자족을 목표로 했던 식량 생산은 안정화됐다.
경기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60년간 산림면적은 감소했지만 임목축적은 1천500배 이상 증가했다. 황폐했던 국토는 삼천리금수강산의 명맥을 다시 이었다. 가히 놀랄만한 성과다.
산림의 나이는 영급으로 표현하는데 1년에서 10년까지가 1영급, 31년에서 40년까지를 4영급, 41년에서 50년은 5영급으로 구분한다. 우리 산림은 이제 중년기(3영급) 산림이 절반을 차지하고, 장년기(4영급) 이상이 25%를 차지한다. 반면, 유년기(1~2영급)는 5% 수준으로 나이대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1년 중 나무가 성장할 수 있는 날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숲을 더 빨리 늙게 하고, 늙은 숲은 탄소흡수능력이 급격히 저하된다.
지구온난화로 탄소 저장이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부분이다. 어린 묘목을 심고, 가꾸고, 수확하고 다시 어린 묘목을 심고. 이 순환과정에서 탄소 저장을 높일 수 있다. 오래된 나무를 베고 새 나무를 심어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나무 베기가 쉽지 않다. 임도(林道)가 없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목재는 경쟁력이 낮다. 게다가 나무를 베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일반적 생각도 걸림돌이다.
이제 5영급 이상 고령림의 나무를 베어내고 어린 묘목을 심어 숲을 젊게 해 탄소흡수력을 올려야 한다. 그리고 능선 인공림 일부의 나무를 베어내고 초지 혹은 관목 생태계를 조성하면, 생물다양성도 증대되고 훤하게 트인 조망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도시와 접한 산기슭 일부를 공원과 텃밭으로 해 자연과 도시를 이어주면 상호 보완적 역할도 된다. 단, 베지 말아야 할 것은 당산목과 노거수와 같은 보호수이다.
반대로 심을 곳을 생각해 본다. 너른 벌판에 나무 한 그루가 없는 곳, 농림(農林)이다. 옛 농촌의 고즈넉한 풍경이지만 지금은 그늘이 나락을 줄인다는 이유로 나무가 없는 곳이 많다. 이젠 경작지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봄직하다.
도로변 오염물질 등을 차단하는 띠 형태의 정화림(淨化林)처럼 끊어지고 훼손된 산줄기와 강줄기를 연결을 위해 나무를 심는 것도 유익하다고 하겠다.
산림은 중ㆍ장기적으로 긴 시간 많은 노력 없이는 결실을 보기 어렵다. 지금부터 시작해야 다음 세대에 그 열매를 얻을 수 있다. 산림을 더욱 건강하고 풍요롭게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양경석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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