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일상을 완전히 바꿔놨다. 이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웃의 얼굴이 어색하고, ‘언택트’라는 신조어는 ‘온라인’이라는 단어만큼 익숙하다.
가장 큰 변화를 맞은 것은 도심 곳곳의 ‘공간’들이다. 주말이면 발 디딜 틈 없었던 주요 관광지나 쇼핑몰, 멀티플렉스 같은 다중이용시설이 텅 비는 낯선 광경을 목격했다.
대신 사람들은 집 근처 산책로와 공원을 찾았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자연휴양림이나 대형 공원의 운영을 중단하자 언제 운영을 재개하느냐는 문의가 빗발쳤다.
밀도가 높은 도시의 밀폐된 공간이 감염병 전파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사람들은 더더욱 오픈 스페이스(Open Space)를 갈망하게 된 것이다.
조금 다른 시각에서 살펴보자. 수년 전부터 우리는 ‘지속가능한’이라는 형용사에 주목해왔다. 이 단어의 쓰임이 빈번해진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자성에서 비롯됐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쓰였던 화석연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됐고, 눈부신 성장과 번영을 이룬 대가로 우리는 북극의 빙하가 녹고 있는 모습을 다큐멘터리에서 목도한다.
해마다 증가하는 미세먼지로 인해 사람들은 더 많은 숲과 녹지를 원하고, 주거지를 선택할 때 ‘역세권’만큼이나 ‘숲세권’이나 ‘공세권’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드는 일은 정부나 지자체의 사명이나 다름없다.
용인시는 지난해 공원일몰제로 인해 2023년까지 실효가 예정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13곳을 모두 조성키로 했다.
올해는 8개 도시자연공원구역 711만㎡를 시민 휴식공간으로 조성키로 하고 전국 최초로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토지소유자 5명과 149만㎡ 규모의 녹지활용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달에는 한강유역환경청과 처인구 모현읍 갈담리 일원 15만276㎡에 ‘경안천 수변생태벨트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4월에는 포곡읍 영문리 일원에 축구장 10개 넓이의 도시숲과 운학호동 일대 28만807㎡에는 2024년까지 수변생태벨트를 조성하기로 했다.
최근 시도 처인구 마평동 종합운동장 부지 6만2천443㎡에 남녀노소,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접근 가능한 평지형 도심공원을 조성키로 했다.
특히 평지형 도심공원, 도시숲, 습지공원, 수변공원 등을 하나로 묶어 경안천변을 따라 대규모 녹색벨트인 57만1천253㎡의 센트럴파크(가칭)가 조성되면 용인은 물론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친환경 생태도시로 거듭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쾌적한 환경과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1인당 최소 9.0㎡ 이상의 공원면적을 확보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현재 용인시민 1인당 공원 면적은 6.5㎡로 경기도 평균인 7.5㎡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실상 묘지공원을 제외하면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원면적은 1인당 4.2㎡에 불과하다.
시가 이처럼 친환경 녹색 공간 확보에 힘을 쏟는 것은 지금 당장 시민들에게 필요한 일임과 동시에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는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고, 지구 환경의 변화는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기후변화와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 환경을 만들 절호의 기회임이 분명하다.
백군기 용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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