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적으로 활동해온 자원봉사자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UN은 매년 12월5일을 ‘세계 자원봉사자의 날’로 정해 기념한다.
서로 돕고 사는 미풍양속인 ‘상부상조’의 전통을 가진 우리나라도 2005년에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을 제정해 매년 12월5일을 자원봉사자의 날로 정하고, 일주일간을 자원봉사 주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기간에 정부와 각급 기관에서는 기념행사, 우수사례 공유, 유공자 표창 등 자원봉사자의 사기진작을 위해 다채로운 행사를 한다.
필자도 자원봉사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올여름 이천 장호원 어석리에 소재한 ‘체연농장’에 기록적인 폭우로 인근 산의 토사가 예고 없이 들이닥쳐 농장의 부추 등 밭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 농장주는 급작스런 재난과 일손 부족으로 망연자실해 있었다.
이곳 소식을 접한 필자는 피해 복구작업을 위해 동료 도의원, 사무처 직원 등 30여명과 함께 체연농장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우비와 장화, 장갑으로 채비를 마친 후 삽을 들고 흙을 퍼냈다.
비닐하우스 옆의 도랑에 흙은 모두 퍼냈지만 이상하게도 물은 고인 채로 배수관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배수관이 주저앉은 난관에 봉착했지만 그래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농장 창고에 있던 긴 파이프로 배수관 입구를 파헤치기를 수차례. “콰르르” 뚫리는 소리를 내며 물은 쏟아져 내렸고, 도의원들과 직원들은 “와, 뚫렸다”라고 탄성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창고엔 온도 조절용으로 구입한 100여만원 어치의 신문지 더미가 수일간 흙탕물로 범벅이 돼 무거울 대로 무거워져 있었다. 게다가 곰팡이에 악취까지 코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그러나 악취, 냄새, 두통은 뒷전으로 하고 의원들의 손에서 직원들의 손으로 교대로 전달하면서 신문지 더미를 밖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이천 율면의 표고버섯 농장은 당시 침수를 당해 5천여 개의 버섯배지를 모두 폐기하게 됐다. 이곳에서도 의원들과 직원들은 흙으로 뒤덮인 버섯보관용 플라스틱를 세척했다. 그때 속절없이 계속해서 내리는 비는 야속했지만 의원들과 직원들의 이마에 흐르는 소나기 땀은 가슴 깊은 곳에서 감사함으로 남아있다.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는 순수한 마음으로 남녀노소 구분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지만 인사고과, 가점, 필수시간 이수 등의 스펙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참석하거나, 요령을 피우고 쉬운 일만 하려는 모습을 접할 때면 불편한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자원봉사는 많은 땀과 수고로움, 그리고 지속성을 요구하는 어려움이 있음에도 수많은 자원봉사자는 자원봉사를 통해 보람과 즐거움을 얻는다. 12월5일은 자원봉사자에게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원봉사자의 날’이다.
박근철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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