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우리의 미래는 안전한가?

일상을 바꾼 코로나19. 필자의 교육원에서 함께 나눠 먹던 한 끼 식사가 너무도 그리운 오늘이다. 코로나19 장기화는 우리의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꿨다. 마스크를 착용해야 외출을 할 수 있으며, 상대방 감정은 마스크에 가려져 알기 어려워졌고 악수를 청하는 것은 실례가 되었다. 세계의 출산율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싱가포르는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이지만 일명 ‘코로나19 출산 장려금’을 내놓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가 되면서 자신의 감정을 소모하면서 다른 사람을 상대하기 싫다는 가치관도 더 가속화되어 확산 중이다. 편의점과 마트에서 각종 반찬과 식사, 밥, 면류 등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해동해서 조리 즉시 섭취가 가능하다. 요리를 못해도 된다. 빨래는 세탁기나 빨래방에서 해결한다. 세탁소에서는 다림질이나 옷 관리도 해준다. 신발 빨래도 가능하다. 이렇듯 혼자서도 충분히 살 수 있다.

정세균 총리가 말한 코로나19가 미증유 상황이라면 필자는 출산 기피가 미증유(未曾有)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본다. 이를 그린 영화인 ‘Childen of Men’을 얼마 전 봤다. 2027년 영국 런던. 이 세상에서 가장 젊은 18세 4개월 된 ‘디에고’가 사망했다는 뉴스로 영화는 시작된다. 필자에게 눈에 띄는 명장면이 몇 있다.

하나는 주인공 테오가 권력자를 방문했을 때 ‘앞으로 100년도 되지 않아 미술품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텐데 어째서 그것들을 모으냐?’ 는 질문을 한다. 이에 ‘나는, 미래는 생각하지 않아.’라고 답하는 권력자와 나눈 대화이다. 누군가는 현실에서 미래를 지키기 위해 조금의 힘이라도 더하는데, 그 누군가는 현실만 충실하게 삶을 살아가는 지금이 미래와 겹쳐 보였다.

또, ‘미래호(Tomorrow)’라는 인간 프로젝트 배를 찾아가던 중에 흑인 소녀가 딸을 낳는 장면이다. 환경오염 등으로 전 세계가 불임인 세상에 생긴 아이. 아이를 지켜 주려는 사람들. 이민자들에 대한 무차별적 억압에 반군이 일어나고, 백기 든 민간인들마저 영국군이 사살하는 아비규환 현장. 아기를 데리고 계단에서 마주친 영국군과 반군이 아이의 작은 울음소리에 사격을 멈추고 전쟁을 멈췄다.

이 세상에서 가장 지옥 같은 곳도 평화를 주는 아기.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를 지켜’라는 말이 필자의 가슴에 다시 사명처럼 밀려왔다. 드디어 ‘미래호(Tomorrow)’가 아기와 아기엄마를 발견하면서 영화는 끝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2019년 3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117년 대한민국 인구는 3천181만명 가량이고, 최악에 1천169만명이 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가 고령화로 인해 복지가 어려워졌다고 자살약과 항우울제를 배급하고 복용을 권고하는 끔찍한 인간 종말을 보여 준 영화는 영화일 뿐인가. 과연 우리의 미래는 안전한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김양옥 한국출산행복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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