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경기] 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

공연예술의 새로운 미래 제시

파격, 실험, 멀티 아티스트. 원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구 경기도립국악단) 예술감독에게 늘 따라붙는 말이다.

고정관념을 돌파하는 실험적인 무대로 국악의 미래를 제시해 온 그가 이번엔 코로나 시대로 위기를 맞은 극장에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다. 이달 6~7일 선보이는 메타 퍼포먼스 : <미래극장>이다. 원 감독을 만나 코로나 이후 맞이할 공연 예술계의 새로운 형태와 예술의 미래를 들여다봤다.

포스트 코로나 맞이할 공연 예술계의 새로운 형태와 예술의 미래 제시

“기존 전통공연은 예술가와 관객으로 설정돼 있다. 극장 문을 닫지 않고 지속하는 공연, 소수가 공연을보러 오고 온라인 관객이 실제 원하면 오프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연. 코로나 사태로 발명하게 된 공연이 바로 메타 퍼포먼스 <미래극장>이다.”

미래 극장은 기존 극장과 공연의 개념을 완벽히 깼다. 테크놀러지와 예술이 결합한 전시형 체험 공연이다. 24시간 열린 공연으로 온라인에 게임 요소를 도입했다. 온라인 관객이 유저, 현실 관객이 캐릭터가 된다. 이들은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인 앱 트위치를 사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든다.

극장은 로비-객석-무대-야외로 스테이지를 나눠 4계절로 구성된다. 원 감독은“ 하루 24시간을 12지로 나눠 하루 12번의 새로운 공연이 이어진다.

동양적인 공간과 시간의 흐름을 개념적으로 풀어낸 가상과 실제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사이버 세계”라면서 “이 무대가 과연 실현될까 걱정도 많았지만, 경기아트센터의 확고한 의지로 결국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고 설렌다”라고 말했다.

여기엔 공공극장과 게임, 채팅방 3가지 요소가 관계를 맺는다. 관객이 객석에 앉아 연주자와 기존의 기획이 정한 대로 감상하는 게 아닌, 온라인 관객 다수결

의 선택에 따라 공연의 흐름이 결정되는 양방향 공연이다. 매회 관객이 다르고, 설정이 바뀌다 보니 공연은 회차별로 달라진다. 비대면 온라인 공연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다.

원 감독은 “코로나로 극장은 문을 닫고, 예술가가 대상 없는 공연을 한다는 게 매우 공허했다”면서 “비대면 상태를 유지하되, 관객의 입장을 동시에 진행해보

자는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에 담긴 연주와 공간에는 코로나 시대 이후를 살아갈 철학적 물음이 담겼다. AI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단원 간의 연주 대결, 야외무대에서 느끼는 자연의 숨결과 인위적인 음악의 정반합은 코로나 시대를 겪는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예술과 기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될 것”이라며“ 개인과 예술을 연결해 줄 기술이 중요해지고, 기술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예술가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 감독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이 공연 이후로도 코로나19로 보여주지 못한 무대를 11~12월 마음껏 펼친다. 원 감독은“ 코로나 시대엔 방대하고 큰 조직인 공공예술단체가 새로운 시도를 하기 쉽지 않은데, 다행히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언제든 자유롭게 ‘시나위’를 펼칠 새로운 방식으로 증식된 상태”라며 “미래극장을 선보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결국 미래의 오케스트라가 될 것이다. 케이팝(K-POP) 못지않게 세계에서 인기를 끌 모습을 기대하셔도 좋다”고 자신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예술계는 과연 살아날 수있을까. 원 감독의 답은 간단 명료했다. “이번 팬데믹이 미래극장과 같은 공연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처럼 예술은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또 새로운 예술을 꽃피워내고 있을 겁니다. 예술이야말로 고립의 시대에 개인을 위로해 줄 유일한 수단이니까요.”

글_정자연기자 사진_조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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