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씨름’ 세계화 위한 유네스코 축제 만들자

세계 각국에는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민속축제가 있다.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Rio carnival)과 독일의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 그리고 스페인의 토마토축제(La Tomatina) 등은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모으는 축제로 유명하다. 또 유네스코에 등재된 무예축제로는 몽골의 ‘나담축제’(Naadam festival)와 터키의 ‘크르크프나르 오일레슬링축제’(Kırkpınar oil wrestling festival) 그리고 크로아티아의 ‘신스카알카축제’(Sinjska Alka)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몽골의 ‘나담축제’는 벌써 세계 10대 축제로 성장했다. 축제가 열리는 7월 11일부터 13일은 대통령과 국민은 물론 이 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해외 관광객이 울란바토르(Ulan Bator) 경기장으로 모여들기 바쁘다. 터키의 ‘크르크프나르 오일레슬링축제’는 659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스탄불에서 두 시간 반 거리의 에디르네(Edirne)에는 축제를 즐기러 온 관광객들로 진풍경을 이룬다. 또 크로아티아에서는 중세시대를 연상케 하는 ‘신스카 알카’ 마상축제가 사람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든다. 대통령과 추기경이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내륙의 작은 도시 신(Sinj)을 방문하고, 대회에 참가한 기사들이 말을 타고 입장하면 이를 뒤 따르는 악단의 행렬과 길가를 가득 메운 수많은 관광객이 이 대회의 긴장감을 더 높여준다.

우리나라에서 이 무예축제들과 견줄만한 유네스코 축제로는 ‘천하장사 씨름대축제’가 있다. 하지만, 한국의 전통과 민속놀이문화를 강조한 축제라기보다 단지 ‘씨름경기’라는 점이 못내 아쉽다. 그러나 ‘씨름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해 나갈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BTS와 블랙핑크를 앞세운 K-POP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치솟고 있고, 외국인들의 한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기회로 생각한다면 ‘씨름 유네스코축제’는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날 가능성도 있다.

11월26일은 ‘씨름’이 유네스코에 등재된 날이고 27일은 ‘조선씨름협회’의 창립기념일이다. 이를 고려하여 ‘천하장사 씨름대축제’와 ‘씨름 유네스코축제’를 연계한다면 다른 국가의 축제 못지않게 성장해 나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민속놀이인 ‘씨름’이라고 말하면서 아직 대통령과 총리 등이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던 씨름경기장인 것을 생각해본다면, 향후 대한씨름협회와 문체부는 대통령과 총리 등이 함께하는 ‘씨름 유네스코축제’, 또 ‘씨름 세계화’와 ‘방문객 유입’ 증가를 위한 ‘축제’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공성배 세계용무도위원회 사무총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