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즌 100패 모면한 SK, ‘마지막 자존심 만은 지킨다’

1경기 차 한화와의 탈꼴찌 경쟁…이번주 삼성ㆍKT와 6연전이 관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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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한 시즌 100패의 불명예를 떠안을 위기를 모면한 가운데 마지막 남은 자존심 지키기에 나선다.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SK는 지난 11일 KIA와의 방문 경기서 12회 연장 접전 끝에 9대5 승리를 거둬 45승1무86패를 기록, 남은 12경기를 모두 패해도 사상 첫 100패는 면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999년 쌍방울과 2002년 롯데가 각각 기록한 한 시즌 최다연패(97패) 기록을 벗어나는 것이 관건이지만, 잔여 12경기서 2승만 거두면 돼 이 또한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마지막 남은 SK의 근심은 팀 창단 후 첫 꼴찌 수모를 당하느냐, 아니면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느냐다.

SK는 12일 현재 1경기를 덜 치른 꼴찌 한화에 한 경기 차로 앞서있다.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에 머물러 있던 한화가 최근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SK를 턱밑까지 따라붙어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다.

SK는 올해 유독 힘든 시즌을 보냈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시즌 초 10연패를 기록하는 최악의 성적을 냈고, 지난 6월 염경엽 감독이 경기 중 쓰러져 후송됐다가 68일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지만, 5일 만에 다시 건강 악화로 결국 시즌 아웃돼 박경완 대행체제로 리그를 치르고 있다.

또 7월엔 2군 선수간 체벌 문제가 뒤늦게 노출돼 관련자들이 줄줄이 징계를 받았고, 지난달 9일 키움전서는 KBO리그 역사상 한 경기 최다 볼넷(16개)을 허용하며 팀 최다 연패 타이기록(11연패)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심기일전한 SK는 지난 주말 6위 KIA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이번 주 올 시즌 맞대결서 5승7패로 열세인 삼성, 2승11패로 절대 열세인 KT와 각 홈 3연전이 예정돼 탈꼴찌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박경완 SK 감독 대행은 “우리도 한화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꼴찌를 하지 않기 위해 조금 더 집중해야 한다. 최하위는 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한 경기 한 경기 이길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탈꼴찌 만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막강 전력을 앞세워 단골 ‘우승후보’로 불리웠던 SK. 그러나 올 시즌 탈꼴찌를 걱정해야 하는 달갑지 않은 상황 속에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 지 어느 해보다도 시즌이 길게 느껴지는 이유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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