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1일 밤 평양 공연을 마친 가수 최진희(64)가 한동안 급부상했다. 그 당시 최진희가 부른 ‘뒤늦은 후회’는 디지털 음원서비스인 멜론의 실시간 급상승 인기곡 1위를 오르기도 했다.
평양 공연에서 최진희가 부른 ‘뒤늦은 후회’가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인지 김 위원장은 공연이 끝난 후 최진희의 손을 잡고 감사의 표시를 했다. ‘뒤늦은 후회’ 곡은 김정일이 고영희와 연애할 때 차에서 많이 들었다고 한다. 김정은도 아버지, 어머니가 즐겨듣던 노래였기 때문에 듣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뒤늦은 후회’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노래에는 다음과 같은 가사가 있다. ‘창밖에 내리는 빗물 소리에 마음이 외로워져요 지금 내 곁에는 아무도 아무도 없으니까요’란 가사로 시작해 ‘순간에 잊혀져 갈 사랑이라면 생각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살아온 나에게도 잘못이 있으니까요’란 노랫말이 후렴구에 담겼다.
총칼을 틀어쥔 독재자는 수많은 악행과 잘못으로 외롭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김정일은 잠들 때도 권총을 머리맡에 뒀다고 한다. 잠이 들면 권총을 고영희가 슬그머니 치웠다고 한다. 미국의 밀란 스볼릭(Milan Svolik) 일리노이대 교수의 독재연구에 의하면 1946~2008년 기간 중 303명 독재자의 67%인 205명이 쿠데타나 정변으로 제거됐다. 독재자들은 제거되기 직전에라도 ‘뒤늦은 후회’를 했을지 자못 궁금하다.
지금 미국은 지난 40년간 중국에 대한 포용정책이 중국을 거대한 괴물, ‘프랑켄슈타인’으로 만들었다고 ‘뒤늦은 후회’를 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인도-태평양판 나토’와 같은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으로 구성된 ‘쿼드(Quad)’를 출범시키고 있다. 여기에 ‘한국-베트남-뉴질랜드’ 3개국이 추가된 ‘쿼드 플러스’로 확대시키고자 한국의 참여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安美經中)’ 낀 한국은 계속 양다리 걸치기를 하고 있다. 이러다간 언제 한국의 가랑이가 찢어질까 걱정이다. 지난주에 방한하기로 했던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방한을 취소하고 일본에서 열린 쿼드 회의만 다녀갔다.
기우였으면 좋겠지만 동맹임에도 지나치게 중국 눈치를 보는 한국에 대해서도 미국이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될 날이 곧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불안이 더해가는 아침이다.
김기호 둘하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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