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중구, 인천상륙작전 기념조각 오류 알고도 1년째 방치

인천시와 중구가 자유공원 맥아더장군 동상과 함께 있는 조각 벽화가 필리핀상륙작전 상황(본보 9월 14일자 1면)이란 사실을 알고도 1년동안 방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9월께 중구 팔미도등대 역사관에 인천상륙작전 사진과 영상을 전시했다. 병사들이 가슴께까지 오는 바닷물을 헤치며 밀림이 우거진 해안으로 상륙하는 장면이다. 당시 이를 관람한 한 시민은 “필리핀상륙작전 장면이다”며 시에 항의했다.

시는 인천 앞바다와 수심 등이 다른 점을 확인한 후 시민의 지적대로 필리핀상륙작전 모습이 맞다고 판단해 사진과 영상을 모두 철거했다.

이와 함께 인천상륙작전 관련 현충시설의 일제 점검을 벌여 자유공원 내 조각 벽화가 필리핀상륙작전 상황을 재연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후 시는 중구에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하며 확인 후 조치하라고 했다. 하지만 이후 1년동안 이 조각은 여전히 자유공원에 남아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시와 중구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시는 중구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는 주장이지만, 구는 통보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당시 중구에 전화로 해당 조각은 필리핀상륙작전 장면을 담은 것이라 확인 후 조치하라고 전달했다”고 했다.

하지만 구 관계자는 “인천상륙작전 기념 조각과 관련해 시에서 연락이 있다는 내용은 전혀 모르고 있다”며 “당시 어떤 직원이 이 업무를 맡았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대한민국의 중대한 역사 유산인 인천상륙작전 관련 벽화 내용이 왜곡돼 있다면 바로 조치를 하고, 국민에게 양해를 구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은 정체성이 없는 도시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 같은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이를 방치한 시와 구 모두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조윤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