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 엉뚱한 필리핀상륙작전 조각 벽화 63년째… 방문객 '착각'

1957년 인천상륙작전 7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에 세워진 더글러스 맥아더장군 동상 뒷편의 동판(빨간 테두리안)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필리핀 상륙작전 모습으로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장용준기자
1957년 인천상륙작전 7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에 세워진 더글러스 맥아더장군 동상 뒷편의 동판(빨간 테두리안)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필리핀 상륙작전 모습으로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의 대표적인 역사 관광지인 자유공원 내 맥아더장관 동상과 63년을 함께한 상륙작전 조각 벽화가 인천상륙작전이 아닌, 필리핀상륙작전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대표적인 역사 관광지로 홍보했던 인천시와 중구는 이 같은 사실조차 모르고 있어 국제 망신이란 지적까지 나온다.

13일 시와 중구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1957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7주년을 기념해 중구 자유공원에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장군 동상을 세우면서 상륙작전 조각 벽화를 함께 설치했다.

1984년에 건립한 연수구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도 등장인물이 바라보는 방향만 다른 같은 조각 벽화가 있다.

조각 벽화에는 맥아더 장군과 참모들이 파도를 헤치며 해안가로 걸어서 상륙하는 장면을 새겼다.

그러나 맥아더 장군이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병사들과 함께 걷는 이 장면은 맥아더 장군과 2차 세계대전에 동행한 미군 보도국 사진기자가 필리핀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맥아더 장군과 당시 상황을 연출해서 촬영한 것이다. 필리핀 정부는 2015년 필리핀상륙작전 70주년을 기념해 이 사진을 주화로 제작하기도 했다.

1950년 맥아더 장군은 인천상륙작전을 기함에서 지휘했고, 인천 점령 후에는 휘트니 장군 등과 배에서 내려 바닷물을 밟지 않고 인천으로 입성, 김포로 향한다.

이상호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학예연구원은 “(필리핀)사진은 1944년 세계 2차 대전 과정에서 맥아더 장군이 필리핀 레이테섬 해안에 상륙하는 상황을 재연해서 촬영한 것이고, 자유공원의 조각 벽화는 이 모습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역사학자들조차 잘못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필리핀의 모습이 맞다”고 했다.

자유공원 인근 주민 송병권씨(72)는 “이 동네에 15년째 살면서 자유공원을 오르내리면서 조각 벽화는 당연히 인천상륙작전으로 알고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강지선씨(41)는 “자유공원은 인천상륙작전 기념물을 보기 위해 외국인들도 많이 찾고 아이들도 견학을 오는 곳인데 이곳에 여지껏 잘못된 조각 벽화를 걸어둔 것 자체가 망신”이라고 했다.

시와 중구는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국가기록원에 조차 ‘인천상륙작전 기념 조각’으로 등록해 있다.

시 관계자는 “제작한지 60년이 넘다보니 구체적인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인천상륙작전이 아니라는 점은 몰랐다”며 “현재 관리책임 기관인 중구와 교체 여부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중구 관계자는 “조각 벽화의 정확한 배경을 확인한 뒤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1957년 인천상륙작전 7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에 세워진 더글러스 맥아더장군 동상 뒷편의 동판(빨간 테두리안)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필리핀 상륙작전 모습으로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장용준기자
1957년 인천상륙작전 7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에 세워진 더글러스 맥아더장군 동상 뒷편의 동판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필리핀 상륙작전 모습으로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장용준기자

조윤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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